[취업스토리]<194>대학생 새로운 여행문화 길잡이, 필로트

Photo Image
필로트 여행 단체 사진

커다란 백팩과 캐리어를 끌고 다니는 대학생 배낭여행을 안타깝게 여기는 이들이 뭉쳤다. 대학생자동차유럽대장정 `필로트`가 있다. 필로트는 자동차나 캠핑카 여행이 보편화된 유럽 특성을 이용해 `다른 친구들과 함께 자동차를 운전해서 유럽을 가치 있게 여행하자`라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간단한 소개 바란다.

▲대학생자동차유럽대장정단 필로트 이경택 단장이다. 2009년 필로트 운영 초기에 운전, 운영지원 등 스태프로 참여 후 2010년 3기부터 지금까지 단장을 맡아왔다.

-필로트는 어떤 뜻을 가졌는지, 초기에 어떤 생각으로 설립했는지 궁금하다.

▲필로트는 프랑스어로 항공기조종사, 자동차운전자, `앞서 나가는 개척자`라는 뜻을 가졌다. 안내인, 새 방식을 도입한 시범이 되는 모델, 키잡이 등으로도 사용된다. `대학생 여행문화를 개척하고 선도하는 키잡이 역할`을 하자는 게 설립취지 중 하나여서 필로트라고 지었다.

필로트를 시작한 이유는 유럽에 살아보고 여행도 하면서 여행의 본질을 새롭게 생각한 것도 있지만, 유럽여행을 하는 대학생들을 현지에서 직접 보면서 안타까움을 느낀 것이 가장 크다. 대다수가 대동소이한 코스와 방식으로 수박 겉핥기식 관광만 하는데다 불필요한 고생까지 하는 것을 보면서 여행에 들어간 여행자의 시간, 노력, 비용이 아깝게 보였다. 유럽 현지 조건에도 맞고 대학생 특성에도 맞는 여행방식을 도입하자고 생각했다.

-대학생들이 필로트로 유럽 여행 후 얻을 수 있는 가치는 무엇인가.

▲여행이 삶을 얼마나 풍성하게 하는지 알게 된다. 내 삶의 주인으로 살라는 말은 자기중심적으로 살라는 말이 아니다. 나와 너 그리고 우리 즉, 자신을 둘러싼 주변세계를 같이 볼 수 있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자신을 돌아볼 수 있다.

참가자에게 “필로트 뭐가 좋았냐” 물어보면 “사람이요”라고 말한다. 여행을 떠나기 전에는 별로 와 닿지 않는 표현일 수 있다. “사람 보러 유럽 가냐? 유럽 보러 유럽가지?”라고 생각을 하니까. 하지만 여행만족도가 높은 친구들은 한결같이 사람, 인연이라고 대답한다.

항상 하는 말이 여행을 잘 하려면 “무엇을 보냐 보다는, 누구와 함께 하냐”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고 한다. 벌써 7~8년간 필로트를 통해 유럽을 같은 코스로 정말 많이 다녔다. 많은 사람들이 똑같은 곳을 매번 가면 지겹지 않냐고 물어본다. 여행을 하는 그 당시 컨디션, 정서, 날씨 등 주변상황에 따라 여행만족도를 결정 짓는데 거기서 영향을 가장 많이 주는 것은 `같이 함께 하는 사람들이 누구냐`다. 매번 가는 여행이 설렐 수 있는 것은 같이 간 사람이 다르기 때문이다.

Photo Image
대학생자동차유럽대장정단 `필로트`

우리나라가 수능을 목표로 하는 주입식 교육이라면, 유럽 교육은 개개인의 가치관 정립에 초점을 둔다. 유럽 10~20대 사람들은 자기 주장이 확실하다.

1기부터 지금까지 8년간 이 일을 하면서 느낀 것은 학생들의 선택장애, 결정장애 비율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지식을 기술적으로 가지고 있다. 운전면허 시험을 보더라도 공식만 몇개 알면 합격한다. 이건 학습이나 교육이 아니라 요령이다. 일종의 매뉴얼 속에서 살아가다 보니 어떠한 문제를 결정하는 것을 두려워한다.

맛집도 검색해서 누군가 정해준 곳으로 가고, 여행도 한번 가면 남들이 간 곳, 한 것만큼은 해야 하고. 이렇게 하면 자기 여행이 아니지 않을까 싶다. 남들이 정해 놓은 것을 따라하고 쫓아 하는 여행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

-유럽을 여행한 곳 중 `이 나라는 꼭 가봐야 한다`는 곳을 추천해주신다면.

▲종합적으로 보면 파리만 한 곳도 없다. 과거와 현재, 아날로그와 첨단이 공존하면서도 투표권, 여성인권, 헌법 등 인류역사무대에서 중요한 도시이자 가장 국제적인 곳이다. 파리는 파면 팔수록 놀라운 곳이다.

관광객을 피해 유럽 사람만 즐겨 찾는 곳도 여러 군데 있다. 대표적으로 한 군데 고르라면 프랑스 노르망디에 `페깡(Fecamp)`이다. 페깡은 작은 항구 마을인데, 조용하고 잘 들여다 보면 마을이 참 예쁘다. 해질녘 캠핑장에서 바라보는 경치와 `Cap Fagnet`에서 바라보는 해안 절경이 정말 멋지다. 프랑스 남부에 화가들의 마을이라고 불리는 `생폴드방스`는 노을이 질 때 고즈넉한 느낌이 참 좋다. 유명한 `몽생미셸`도 좋다. 벨기에는 브뤼셀 말고 `브뤼허(Brugge)를 추천한다.

-여행을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여행은 삶의 거울이다. 그 이유는 여행자의 인생관, 가치관에 따라 그 사람의 여행에 결정적 작용을 하며, 그러한 여행 역시 그 사람 삶에 반작용하기 때문이다.

etnews기자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