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 업계가 홈쇼핑 사업자에 부과하는 송출수수료를 인하한다. IPTV와 T커머스 대두로 유료방송·홈쇼핑 시장이 재편되면서 매년 치솟던 송출수수료를 현실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1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티브로드는 최근 주요 홈쇼핑 업체와 2016년분 송출수수료를 전년(2015년) 대비 인하하는데 합의했다. 인하 요율은 사업자에 따라 최대 10%를 적용했다.
한 홈쇼핑 고위 관계자는 “요율은 자세히 밝힐 수 없다”면서도 “티브로드가 전년 대비 송출수수료를 낮게 책정했다”고 밝혔다. 티브로드 관계자는 “(홈쇼핑 송출수수료) 계약 관련 내용은 이야기할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CJ헬로비전과 CMB는 현재 홈쇼핑 업체와 전년 대비 4~8% 인하 방안을 협상하고 있다. 딜라이브는 2016년분과 2017년분에 5% 안팎의 차등 인하를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HCN은 경쟁사 상황에 따라 협상을 진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홈쇼핑 송출수수료는 채널에서 발생하는 연 거래액(취급고), 매출 등을 종합해 연 단위로 계약한다. 홈쇼핑과 케이블TV는 IPTV와 T커머스 등장 이후 첨예한 갈등을 빚기 시작했다. 케이블TV는 T커머스 참여로 채널 번호 수요가 증가한 것을 들어 송출수수료를 인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홈쇼핑은 IPTV와 모바일 등으로 플랫폼이 다변화, 케이블TV 채널 매출이 지속 감소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일부 홈쇼핑은 케이블TV 채널 매출이 수년 전 대비 50% 수준으로 감소했다고 토로했다.
이 같은 업계의 갈등이 완화되는 추세다. 2015년분 협상에서 처음으로 인하 결정을 내린 현대HCN를 시작으로 주요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가 속속 인하 행렬에 동참했다. 매년 해를 넘기면서 지지부진하던 협상을 조속히 완료, 경영 부담을 최소화하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케이블TV 업계에 전례를 찾기 어려운 홈쇼핑 송출수수료 인하 분위기가 조성됐다”면서 “비정상으로 치솟던 케이블TV 송출수수료가 현실화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홈쇼핑과 IPTV 업계는 새로운 갈등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케이블TV와 달리 송출수수료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IPTV 홈쇼핑 채널 거래액은 케이블TV 대비 80% 수준으로 늘었다. IPTV 업계는 2015년과 2016년 2년 연속으로 20%를 웃도는 인상률을 관철시켰다.
IPTV는 현재 모바일·인터넷 결합상품과 양방향 디지털 방송을 앞세워 케이블TV 가입자를 흡수하고 있다. 홈쇼핑 업계는 IPTV 사업자가 2017년분 협상에서도 두 자릿수 인상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내다봤다.
윤희석 유통 전문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