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내연기관車 주행거리 따라잡는다…“400마일 고지전”

자동차 업계가 전기자동차 1회 충전 주행 거리를 최대 400마일(약 640㎞)까지 늘려서 내연기관 자동차 대체 기술력에 집중한다. 테슬라, 루시드 모터스, 피스커 등 전기차 전문 업체들은 2017~2018년에 400마일 전기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등 완성차 업체들은 2018년까지 300마일(약 480㎞), 2020년까지 400마일 전기차를 각각 출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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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 충전으로 400마일 주행이 가능한 루시드 모터스 전기차 `에어` (제공=루시드모터스)

10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전기차 업체 루시드 모터스는 2018년 130㎾ 리튬이온배터리를 장착하고 1회 충전으로 400마일 주행이 가능한 고성능 전기 세단 `에어`를 출시한다. 루시드는 삼성SDI와 LG화학으로부터 원통형 배터리 `21700`를 공급받고 배터리관리시스템(BMS)을 개발하고 있다.

루시드 에어는 100㎾ 리튬이온배터리를 장착, 300마일 주행이 가능한 모델이 기본이 된다. 그러나 1회 충전으로 315마일(약 506㎞) 주행이 가능한 테슬라 `모델S P100D`를 뛰어넘기 위해 130㎾ 모델을 개발하기로 결정했다. 루시드 에어 130㎾ 모델이 출시되면 가장 긴 주행 거리를 갖춘 차량이 된다.

전문가들은 주행거리 400마일 전기차가 출시하면 대중화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400마일은 일반 내연기관 자동차 주행 거리와 비슷한 수준이다. 현재 친환경차 가운데 400마일 주행이 가능한 것은 내연기관과 결합한 형태인 주행연장형전기차(EREV),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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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너럴모터스(GM) 차세대 전기차 `쉐보레 볼트(Bolt)` (제공=한국지엠)

김범준 LG경제연구소 책임연구원은 “2세대 전기차는 주행거리 문제를 해결하면서 전기차 대중화 시대를 열 수 있는 토대”라면서 “2세대 전기차 성공으로 배터리나 생산 비용을 줄이게 되면 3세대 전기차 경쟁력은 더욱 커지게 되고 친환경 시대에 내연기관과 경쟁이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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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업체 `피스커` 설립자인 헨릭 피스커와 전기차 `카르마` (출처=피스커)

현재 400마일 전기차 출시를 예고한 곳으로는 미국 `피스커`도 있다. 피스커는 2018년 스포츠 전기 세단 `카르마`를 출시한다. 카르마는 리튬이온전지에 흑연(그래핀) 전극을 사용하는 그래핀 배터리를 적용, 2시간 걸리는 충전을 10분으로 줄일 수 있다. 테슬라는 전 라인업에 400마일 전기차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콘셉트EQ`를 바탕으로 300마일과 400마일 전기차를 개발하고 있다. 아우디는 2018년 300마일 주행이 가능한 전기 SUV `Q6`를 출시하고, 2020년까지 400마일 전기차를 내놓을 계획이다. 닛산은 배터리 밀도를 높이는 기술을 개발, 2025년 400마일 전기차를 선보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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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전기차 `아이오닉 일레트릭` (제공=현대자동차)

현대·기아차는 2018년까지 주행거리 300㎞ 전기차, 2020년 주행거리 400㎞ 전기차를 각각 출시할 계획이다. 해외 업체와 비교하면 출시 시점이 2년가량 늦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배터리 용량만 늘려서 멀리 가게 하는 것은 쉽지만 한계가 있다”면서 “결국 전기차도 내연기관 자동차처럼 효율성이 중요해질 것이고 이는 BMS, 소프트웨어(SW), 소재 등에서 완성도 높은 기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전기차 배터리 제조업체들은 2020년 전후로 400마일 전기차용 고에너지밀도 배터리를 선보일 예정이다. 삼성SDI는 `2017 북미국제오토쇼(NAIAS)`에서 최대 600㎞ 주행이 가능한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를 공개했다. 이 배터리 셀은 20분 급속충전에 80% 용량인 500㎞ 주행 거리를 확보할 수 있다. 양산시기는 2021년께로 전망된다. LG화학도 오는 2019~2020년께 최대 600㎞ 주행이 가능한 대용량 배터리를 양산할 예정이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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