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핀테크 외연 확장을 위해 `블록체인`을 선택했다. 4차 산업혁명 핵심 기술로 연내 금융권 시범 사업을 추진한다.
금융위원회는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핀테크 발전 협의회` 2차 회의를 열고 블록체인 컨소시엄 참가 기관 및 전문가들과 블록체인 육성 로드맵을 확정했다.
지난해 12월 블록체인 기술 활용을 위해 16개 은행과 25개 증권사가 컨소시엄을 만든 바 있다. 이들 금융사는 상반기 공동 블록체인 플랫폼을 구축, 연내 시범(파일럿) 서비스를 시작하기로 합의했다.
블록체인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은행들은 고객이 외국환 지정거래은행을 변경할 때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간편하게 처리하는 방안을 연구할 계획이다. 지금은 복잡한 서류 발송과 확인 과정을 거쳐야 외국환 지정거래은행을 바꿀 수 있다.
금융투자업계도 고객이 여러 증권사와 거래할 때 번거롭게 각각 로그인과 인증절차를 거쳐야 하는 문제를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통합 관리하는 방안을 연구하기로 했다.
블록체인 육성방안을 `2단계 핀테크 발전 로드맵`에 포함시켜 해당 기술이 시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전방위 지원에 나선다. 2단계 로드맵은 1분기 내 구체적인 방안이 발표된다. 또 금융권 공동 블록체인 컨소시엄 운영을 본격화한다.
정은보 금융위 부위원장은 “블록체인 기술 확산은 권리장전과 같이 사회 전반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파급효과를 촉발할 것”이라며 “특히 금융 분야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선제 수용해 핀테크 부문 변화와 혁신을 선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군희 서강대 교수는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 ICT 강국으로 블록체인을 포함한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할 수 있는 최적 환경을 갖추고 있다”며 “혁신 기업이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은산분리 완화, 오프라인 중심 규제 개선 등 개혁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블록체인은 쉽게 말해 개인간(P2P) 네트워크다. 거래 정보를 기록한 원장을 특정 기관 중앙 서버가 아니라 여러 네트워크에 분산, 참가자들이 공동으로 기록·관리하는 기술이다.
블록체인을 금융 서비스에 접목시키면 중앙관리자 역할이 필요 없다. 또 참여자가 많을수록 데이터 무결성이 증대된다.
전문가들은 블록체인이 기존 금융 생태계를 변화시킬 수 있는 중요 기술로 평가한다. 분산장부 방식, 참여형 가치사슬 방식 기술은 4차 산업혁명에 필요한 모멘텀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미 해외 주요 은행들은 블록체인 기술을 무역거래에 활용하거나 전자수표 발행 적용 방안을 연구 중이다.
국내는 은행에서 금융 거래 때 보증서를 블록체인에 기록하는 서비스, 모바일카드를 쓸 때 간편하게 본인인증 서비스 등을 개발해 서비스하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작년 11월 오픈한 스타트업 전용시장(KSM)의 거래플랫폼에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했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