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핫테크]남극서 `경기도 절반` 거대 얼음 덩어리 붕괴 임박

경기도 면적 절반 크기의 거대한 남극 얼음 덩어리(빙붕)가 붕괴되기 직전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얼음 덩어리 붕괴가 현실화하면 남극 해안선 변화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우려된다.

영국 스완지대학 연구팀은 서남극 끝자락에 위차한 `라르센(Larsen)C` 빙붕의 균열이 최근 급격히 빨라졌다고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라르센C 빙붕의 균열은 수 년 간 진행됐지만 최근 수 주 만에 18㎞가 갈라질 정도로 속도가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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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르센C 빙붕의 균열 추이(자료 : 스완지대)

이 균열이 분리로 이어지면 면적 5000㎢가량의 빙산이 표류하게 된다. 이는 라르센C 빙붕 전체 면적의 약 10%에 해당한다. 이 정도 크기는 역대 사례 중 10위권에 이른다. 연구팀은 현재 추세대로라면 수개월 내 붕괴가 현실화할 것으로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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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미국항공우주국(NASA)가 촬영한 라르센C 빙붕의 균열(자료 : NASA)

빙붕은 남극 대륙과 이어져 바다에 떠 있는 두꺼운 얼음 덩어리다. 빙하가 바다에 흘러들어가는 것을 막는 벽 역할을 한다. 일반적으로 두께가 100~900m 정도다. 라르슨C 빙붕은 두께가 350m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완지대 연구팀은 라르슨C 빙붕의 붕괴가 추가 균열을 알리는 신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균열이 즉각 해수면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겠지만 남극 해안선 변화를 가속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남은 빙붕에서 더 많고 빠른 균열이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빙붕 붕괴는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지구 온난화로 속도가 빨라지는 것으로 추정된다. 둘 간의 직접 인과 관계는 증명되지 않았지만 최근 라르센 빙붕 구역 붕괴가 급속히 진행됐다.

라르센A 빙붕은 1995년 무너져 내렸다. 라르센B 빙붕은 2002년 갑자기 갈라졌다. 라르센C 빙붕이 막고 있는 빙하가 모두 흘러나오면 해수면은 최대 10㎝ 더 높아질 수 있다.

안드리안 럭만 스완지대 교수는 “예측하기 어렵지만 나머지 빙붕도 지금보다 안정성이 떨어질 것으로 확신한다”면서 “결국 수십 년 간 빙붕이 무너져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