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면적 절반 크기의 거대한 남극 얼음 덩어리(빙붕)가 붕괴되기 직전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얼음 덩어리 붕괴가 현실화하면 남극 해안선 변화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우려된다.
영국 스완지대학 연구팀은 서남극 끝자락에 위차한 `라르센(Larsen)C` 빙붕의 균열이 최근 급격히 빨라졌다고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라르센C 빙붕의 균열은 수 년 간 진행됐지만 최근 수 주 만에 18㎞가 갈라질 정도로 속도가 붙었다.
이 균열이 분리로 이어지면 면적 5000㎢가량의 빙산이 표류하게 된다. 이는 라르센C 빙붕 전체 면적의 약 10%에 해당한다. 이 정도 크기는 역대 사례 중 10위권에 이른다. 연구팀은 현재 추세대로라면 수개월 내 붕괴가 현실화할 것으로 관측했다.
빙붕은 남극 대륙과 이어져 바다에 떠 있는 두꺼운 얼음 덩어리다. 빙하가 바다에 흘러들어가는 것을 막는 벽 역할을 한다. 일반적으로 두께가 100~900m 정도다. 라르슨C 빙붕은 두께가 350m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완지대 연구팀은 라르슨C 빙붕의 붕괴가 추가 균열을 알리는 신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균열이 즉각 해수면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겠지만 남극 해안선 변화를 가속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남은 빙붕에서 더 많고 빠른 균열이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빙붕 붕괴는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지구 온난화로 속도가 빨라지는 것으로 추정된다. 둘 간의 직접 인과 관계는 증명되지 않았지만 최근 라르센 빙붕 구역 붕괴가 급속히 진행됐다.
라르센A 빙붕은 1995년 무너져 내렸다. 라르센B 빙붕은 2002년 갑자기 갈라졌다. 라르센C 빙붕이 막고 있는 빙하가 모두 흘러나오면 해수면은 최대 10㎝ 더 높아질 수 있다.
안드리안 럭만 스완지대 교수는 “예측하기 어렵지만 나머지 빙붕도 지금보다 안정성이 떨어질 것으로 확신한다”면서 “결국 수십 년 간 빙붕이 무너져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