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인공지능, 비즈니스로 받아들여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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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경제경영연구소는 `2017년 ICT 10대 주목 이슈` 보고서에서 올해에 등장할 혁신 기술로 `인공지능(AI)`을 가장 먼저 지목했다. 한국정보산업연합회 설문 조사에서 한국 정보기술(IT) 기업 임직원 300명 가운데 가장 많은 비율인 40%가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등 최신 기술 및 시장 트렌드`를 앞으로 한국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에 영향을 미칠 가장 중요한 이슈라고 응답했다.

기계번역 분야는 이미 AI 기술 기반 제품, 서비스를 내놓기 시작했다. AI를 만난 기계번역, `인공신경망 기계번역(NMT)`을 통해 기존의 `통계 기계번역(SMT)`에 비해 더욱 정확할 뿐만 아니라 훨씬 자연스러운 결과물을 내놓고 있다. 이는 기계번역이 인공신경망을 통해 인간의 뇌가 작동하는 방식과 비슷한 방법으로 번역을 수행하기 때문이다. 또 방대한 언어 데이터를 `딥러닝`한 결과다. 이런 놀라운 학습 능력은 `알파고`를 통해 이미 확인했다.

이제는 AI를 우리 산업과 경제 일부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할 때다. AI 기술 기반 산업을 경제 성장을 위한 새로운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는 의미다. 그러기 위해선 ICT 산업계가 AI를 계속 `놀라운 기술`로 인식하는 데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이제 AI를 `진지한 비즈니스`로 대해야 한다. 올해 막 AI 기반 기술을 상용화 궤도에 올려놓는 데 성공한 기계번역 분야의 다음 과제도 여기에 있다.

기계번역 분야에서 이뤄져야 할 `진지한 비즈니스`는 어떤 모습일까. 먼저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려는 한국 기업과 한국 시장에 들어오려는 글로벌 기업이 상호 간 의사소통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니즈와 문제점에 대한 솔루션을 제공해야 한다.

무엇보다 기계번역은 대량의 문서를 빠르고 정확하게 번역할 수 있어야 한다. 많은 양의 문서가 정해진 시간에 맞춰서 오고 간다는 점은 일상생활에서의 의사소통과 구별되는 비즈니스 의사소통의 가장 큰 특징이다. 비즈니스 의사소통은 전문 단어 사용을 요구할 뿐만 아니라 같은 단어라 하더라도 어떤 산업에서 쓰이느냐에 따라 의미가 달라진다. 이에 따라서 이러한 글로벌 기업 비즈니스 의사소통 상 니즈를 해결하는 일이 기계번역의 가장 큰 과제다.

마침 기계번역은 AI를 만나 번역 속도는 물론 정확도까지 크게 높이는 데 성공했다. 이제 글로벌 기업은 기계번역에 무제한 문서를 더 빠르고 더 정확하게, 더 다양한 언어로 번역할 수 있는 능력을 요구한다. 또 고객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호하고 비밀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업 의사소통 데이터는 전부 지식 재산으로 보호받을 필요가 있다. 점점 치열해져 가는 글로벌 경쟁 환경 속에서 기업의 비밀 유지는 더욱 중요해졌다. 검색 엔진 등에서 제공하는 무료 번역 서비스는 비용이 전혀 들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데이터 보안 우려와 기밀 유출이라는 더 큰 비용을 간과한 것이다.

치열한 경쟁 관계에 놓인 기업 고객이 기밀 사항을 지키지 못해 치러야 할 대가는 막대하다. 이 때문에 보안은 기업 고객 언어 데이터를 다루는 기계번역이 `진지한 비즈니스` 수행에서 반드시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기계번역에 탑재된 AI는 학습을 위해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계속해서 수집하고 분석한다. 같은 `인공신경망 기계번역`이라 하더라도 기업이 비즈니스 파트너로서 데이터 보안을 미리 생각한 제품을 선택해야 하는 이유다.

AI는 이제 산업 현안이다. 그런데 AI 산업이 `진정한 비즈니스`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새로운 사업 기회 또는 새로운 시장이 되기보다 `이질 기술`로 더 오래 남아 있게 될 것이다. 기계번역은 우리나라 대표 AI 기술 기반 산업으로, 이제 막 상용화 단계를 통과하고 `진정한 비즈니스`로 향하는 길 위에 서 있다. AI를 미래의 놀라운 기술에서 현실의 경제 성장에 기여할 수 있는 사업 기회로 전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오늘날 기계번역 분야에 단서가 있다.

호망 로드리게즈 시스트란인터내셔널 최고분석책임자 romain.rodriguez@systrangrou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