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온뉴스 이소희 기자] 인터뷰①에서 계속...
안무 역시 달라진 장르에 맞춰 변화했다. 이번에도 신화와 수많은 호흡을 맞춘 최영준 안무가와 함께 했는데, 멤버들의 몸짓에는 쨍하게 울리는 사운드에 맞춰 절제된 힘이 실렸다. 겉보기에는 단순한 동작 같지만 들여다보면 철저한 계산과 내공이 느껴진다.
“꼭 파워풀해야만 힘든 게 아니라 정적인 느낌도 힘 조절과 분배를 해야 해서 힘들어요.”(전진) “동작을 절제한다는 것 자체가 호흡을 참고 하는 거라 그만큼 에너지가 소비돼요.”(민우)
“‘터치’ 무대는 여섯 명 개성이 다 다르게 실려서 보시는 재미가 있을 것 같아요. 전진은 에너지를 쏟는 주축이고, 특히 동완이는 절제미가 돋보이는 춤을 추는데 제 파트랑 바꾸고 싶을 정도에요.”(민우)
“절제는 거짓말이고 춤을 많이 안 춰요. 하하. 그런데 콘셉트상 그래요. 안무 연습할 때 너무 춤을 안 추는 것 같아서 리듬을 탔더니 영준이가 추지 말라고...(웃음).”(동완)
“자기는 뭐 안 한다고 하는데 아니에요. 이번에는 보여줄 듯하면서 감추는 게 있거든요.”(민우) “무대에서 댄서와 멤버들을 조종하는 리더 같은 역할이 있는데, 그게 동완이 형이에요.”(전진)
큰 그림 안에서 무대 위 한 명 한 명이 표현하는 디테일이 모두 다른 것은 신화 퍼포먼스의 매력 중 하나다. 특히 ‘터치’는 후렴구를 없앤 과감한 곡이다. 댄스 브레이크타임에서 이민우와 전진은 동작만으로 보는 이의 감각을 집중시킨다.
김동완은 “전진이 자기 파트에서 댄스를 격렬하게 추는 부분이 있는데, 목도리 도마뱀 이후 매력적인 킬링파트가 되지 않을까...”라며 특유의 너스레가 담긴 웃음을 지었다. 에릭은 “‘표적’ 때는 도마뱀이었다면, 이번에는 전기뱀장어다”라고 한 술 더 떴다.
신화는 최근 연말 시상식에서 ‘터치’ 무대를 최초로 공개했다. 지금까지 무대는 빈 틈 없이 화려한 느낌이었다면 ‘터치’는 별 다른 동작을 하지 않아도 꽉 찬 아우라가 풍겼다. 신화는 대놓고 보여주지 않는다. 은근한 어필이 더욱 어려운 법. 이들의 변화에 감탄하고 끌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앨범마다 조금씩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항상 앨범 낼 때마다 신화스럽지만 뻔하지 않은 것들을 하려고 해요. 오히려 (지난 타이틀곡) ‘표적’ 때와 비슷하다고 봐주면 좀 아쉬울 것 같아요.”(혜성)
“시크하고 절제된 남성미가 신화에 맞는 것 같아요. 과도하게 몸을 만들거나 섹시해보이려 하지 않아도, 각 멤버마다 가지고 있는 성숙미가 있어서 여섯 명이 모였을 때 시너지가 나는 것 같아요. 거듭할수록 신화의 색깔로 만들어지는 것 같고, 그걸 자연스럽게 무대에서 푸는 게 좋은 것 같아요.”(민우)
신화는 변화했고, 그리고 또 변하지 않는다. 음악에서는 끊임없이 다른 모습을 보여주며 선배로서 귀감이 되고 있다. 팬들과는 변하지 않는 마음을 나누며 교감한다. 신화는 온전히 팬들을 위한 파트 1 앨범을 내고, 확 달라진 콘서트와 오랜만의 전국투어를 열고, 활발한 방송활동 등을 예고하며 올해 유난히 많은 ‘떡밥’을 제공하고 있다.
“심경의 변화가 있었던 건 아니에요. (웃음) 저희 딴에는 이런 활동하면 팬들이 좋아해주겠지 싶은 것들 하려고 했어요.”(혜성) “저희를 변화시키는 것은 신화창조에요.”(전진)
“내년이면 20주년인데, 10주년 이후 가장 의미 있는 해에요. 그래서 올해 연간플랜 짤 때부터 성과에 연연하지 말고 팬들에게 고마움을 전할 수 있는 방법으로 활동해보자 싶었어요. 팬사인회, 팬미팅, 국내 콘서트 같은 것들이죠. 오랜만에 팬사인회를 해보니 거기서 받는 기운이 크더라고요. 이번 활동은 힘을 빼고 즐겁게 기운을 받는 활동으로 하고, 내년에 끝장내자는 생각이에요. (웃음).”(에릭)
사실 에릭의 “끝장낸다”는 말은 기자가 자체적으로 순화해서 담은 말이다. 힘을 뺀 활동이 이정도인데, 신화가 이렇게까지 각오를 다진 20주년은 얼마나 더 놀라울 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신화는 오히려 팬들이 우스갯소리로 “이제 우리만 잘하면 된다”고 할 정도로 신화창조에 대한 넘치는 사랑을 실질적으로 보여준다.
다음달 중 네이버 V앱 플러스를 통해 공개되는 자체 리얼리티 예능 콘텐츠도 그 일환이다. 멤버들은 이조차도 팬들의 입장에서 바라봤다.
전진은 “보여주는 게 아니라 보여지는 거다. 여행 가서 우리가 기분이 좋아 내려놓는 거다. 팬들이 보면 얼마나 좋아할까 싶다”고 말했다. 신혜성은 “우리가 아무 예능이나 한다고 해서 좋아하는 게 아닌 것 같다”고, 에릭은 “‘신화방송’에서도 보여주지 못했던 우리들만 아는 모습이 담겼다. 팬 분들이 속 시원히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팬들의 마음을 이해했다.
“보여주는 게 아니라 보여지는 것”. 지금의 신화를 표현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말이었다. 신화는 억지로 꾸며낸 것이 아닌 신화 그 자체를 보여주고 있다. 장수 아이돌이기 때문에 그리고 노래와 춤을 잘 해서 신화가 아니라, 신화여서 가능한 것이다. 신화라서 “나아가 언제까지나 신화”라는 노래의 가사처럼 쭉 계속될 수 있다.
이날도 어김없이 불화 없는 비결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김동완은 씩 웃으며 대답했다. “저희가 정말 화목한 것 같죠?”라고. 에릭은 “인터뷰하는 자리에서 다툴 순 없으니 여기서 잘 하고 안 보이는 곳에서 다투는 거죠!”라고 맞받아쳤다.
그리고 이를 지켜보던 이민우가 정리했다. “앞으로도 계속 쭉 이럴 것 같아요. 하하.”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이소희 기자 lshsh324@entero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