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정보분석원(FIU), `자금세탁, 외화 불법유출 AI로 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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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룡 금융위원장은 1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금융정보분석원 청사 현판식에 참석했다. 왼쪽부터 심지원 사무관(직원대표), 최현종 정보분석심의위원, 이성윤 자본시장조사기획관, 정은보 부위원장, 임종룡 위원장, 유광열 금융정보분석원 원장, 김범기 심사분석실장, 이철환 주무관(직원대표)

금융정보분석원(FIU)이 새해 60억원을 투입해 `인공지능 기반 차세대 자금세탁방지 분석 시스템`을 구축한다. FIU가 설립 이래 인공지능(AI)을 활용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인간이 수기로 해왔던 자금세탁·탈세 의심 금융거래 분석을 인공지능이 대체하면서, 세수효과가 극대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FIU는 새해부터 3개년 계획으로 `인공지능 기반 차세대 자금세탁방지 분석 시스템`을 구축키로 했다. 이를 위해 행정자치부에 예산 60억원을 신청했다.

새해에 현행 FIU심사분석시스템 진단, 조세범죄관련 인공지능기반 심사분석시스템 개발하고, 2018년 관세 및 외환범죄관련 인공지능기반 심사분석시스템 개발, 2019년 형사범 및 기타범죄 부문 인공지능기반 심사분석시스템 개발 등 순차적으로 진행한다.

이에 따라 지능형 심사분석을 전담할 IT 및 통계 전공 분석관을 공무원으로 채용하는 등 인사처와 협의할 예정이다.

유광열 FIU 원장은 “복잡한 금융상품이나 새로운 자금세탁 유형도 증가해 신속한 대응과 정교한 분석이 필요하지만 현 FIU전산시스템은 노후화된 상황”이라며 “신기술인 인공지능을 선제적으로 도입하면 심사 업무 효율화와 함께 세수 효과 증대 등 지하경제 양성화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FIU에 축적된 방대한 데이터베이스(DB)를 활용, 머신러닝, 딥러닝 등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해 새로운 자금세탁 패턴이나 유형을 지속적으로 찾아내도록 구축한다.

FIU는 자금세탁과 외화 불법유출을 막기 위해 지난 2001년 출범한 조직이다.

은행·증권사 등 금융회사로부터 탈세·횡령·마약 거래 등 범죄에 관련된 것으로 의심되는 금융거래 명세를 분석해 검찰·국세청·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 법집행기관에 넘겨주는 역할을 한다.

금융기관에서 2000만원 이상 고액 현금거래(CTR)나 자금세탁·탈세 등 범죄가 의심되는 거래(STR)가 발생하면 이fjs 정보가 FIU로 들어온다.

금융기관이 FIU에 보고한 의심거래(STR)정보 건수는 급증하는 추세다. 2005년 4만건에 불과했지만 올해 80만건으로 10년 동안 20배 이상 증가했다.

차세대 시스템을 구축하면 STR 건당 추가 제공 시 국세청 2억5000만원, 관세청 3억 세수 징수효과로 수조원 추가 세수 징수효과가 있을 것으로 FIU는 추산했다.

FIU관계자는 “현재 6000개 금융회사에서 들어오는 의심거래들은 매년 늘고 있지만 기존 제한된 인력이 건건이 수기로 분석하다보니 속도와 정확도가 떨어졌다”며 “우리나라 경제규모는 미국의 10분의 1에 불과하지만, 의심거래 정보는 미국(230만건)의 3분의 1정도로 많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호주 금융정보분석원 인력 3분의 1은 데이터사이언스에 종사하고 있다”며 “우리도 인공지능 기반 머신러닝(기계학습)과 데이터마이닝(대용량의 데이터 속에서 유용한 정보를 찾는 기술)을 적극 활용하는 방향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FIU는 호주 금융정보분석센터(AUSTRAC)와 인공지능 등을 활용한 차세대 FIU정보시스템 개선 현황·계획을 공유하기로 협약했다. 호주의 경우 인공지능을 전공한 박사급 12명으로 구성된 팀이 여러가지 거래가 복합된 네트워크 혐의도를 분석하고 있다.

기존 개별 거래 위주 의심거래 분석 방식에서 다수 거래자를 포함한 금융네트워크 그룹 혐의도를 종합 분석하는 방식으로 진화했다.

또 미국 재무부 산하 금융범죄단속반(FinCEN)과는 핀테크 관련 범죄에 대한 대응방안을 공유하고, 분석 시스템 노하우를 교류할 예정이다.

FIU는 한국거래소가 개발한 `차세대 시장감시시스템`도 벤치마킹할 계획이다. 한국거래소 시스템은 인공지능으로 이상거래나 시장교란 등 불공정거래행위를 적발하고 있다.


김지혜 금융산업/금융IT 기자 jihy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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