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세월호-잠수함 충돌 주장? “강력 대응하겠다”…해군관련 예비역 “해군 명예 손상시킨 것에 도덕적‧법적 책임 져야할 것”
해군이 세월호 침몰 원인이 잠수함과 충돌에 의한 것이라는 의견에 대해 강력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27일 해군은 ‘세월호-잠수함 충돌 주장 관련 입장’이라는 자료를 통해 “세월호 침몰 당시 맹골 수로를 항해하거나 인근 해역에서 훈련한 잠수함은 명백히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맹골 수로는 평균 수심이 약 37m로 일반상선과 어선의 이동이 빈번하고 조류가 빨라 수상함보다 속력이 느리고 기동성이 떨어지는 잠수함의 항로로 이용할 수 없는 해역”이라고 전했다.
이날 해군 고위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잠수함이 항해하려면 선체 길이보다 1.5배 이상의 수심이 필요하다”며 “더욱이 길이 145m에 6,853t과 충돌해 침몰시킬 수 있는 잠수함은 우리 해군에 없다”고 설명했다.
또한 “네티즌수사대 ‘자로’가 주장한 해도상 수심 50m가 넘는 해역은 세월호 침몰 지점에만 해당한다”면서 “맹골 수로는 전체적으로 해저 굴곡이 심하고 수심 40m 미만의 해역이 많기 때문에 잠항 항해를 할 수 없는 해역”이라고 덧붙였다.
해군은 “잠수함은 완전 부상 항해를 하더라고 함교탑과 선체 일부만이 노출된다”며 “레이더에 잡힌 황색점의 RCS(레이더 반사면적)를 근거로 잠수함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근거가 없다”고 전했다.
한편 세월호 참사 당시 군 레이더 영상을 공개하라는 요구에 대해 “3함대 전탐감시대에서 운용하는 레이더 녹화 영상은 없다”고 밝혔다.
이어 “KNTDS(해군전술정보처리체계) 영상만 있다”며 “세월호 침몰 당시 KNTDS 영상에는 세월호 이외에 세월호에 근접한 다른 접촉물은 기록되어 있지 않았고, 관련 영상은 지난 2월 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원회 위원에게 이미 공개해 확인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해군은 ‘자로’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잠수함 충돌 사고 은폐는 잠수함 무사고 200만 마일 달성이라는 기록과 잠수함의 해외수출과 연관이 있다”고 추정한 것에 대해서 “수많은 잠수함 승조원의 명예를 명백하고 심대하게 훼손하는 것으로서 묵과할 수 없다”고 전했다.
또한 해군사관학교총동창해와 해군 ROTC연합회, 학사장교 중앙회, 해군발전협회, 해군2사관학교 동문회, UDT/SEDI 전우회, SSU전우회, UDU전우회, 잠수함연맹 등 해군관련 예비역 단체 등도 이날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최소한의 상식에 반하는 터무니없는 주장으로 해군과 장병들의 명예를 손상시킨 점에 대해 도덕적‧법적 책임을 져야할 것”이라는 의견을 제기했다.
이어 이들 단체들은 ‘자로’에게 대한민국 잠수함연맹과 공개 토론에 나와 시시비비를 가릴 것을 제안했다.
한편 해경은 세월호 사건 당시 민간인 우 모씨가 잠수함 충돌설을 제기한 것과 관련해 명예훼손 혐의로 우씨를 고소한 바 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지난 2015년 5월 13일 우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으며 검찰과 우시 모두 항소해 2심이 진행 중이다.
이윤지 기자 yj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