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용·보양 목적? 차광렬 차병원 회장 일가 불법 제대혈 투여…국가지정 제대혈은행 지위 박탈

Photo Image
출처:/ 방송 캡처

미용·보양 목적? 차광렬 차병원 회장 일가 불법 제대혈 투여…국가지정 제대혈은행 지위 박탈

차광렬 차병원 회장 일가가 연구목적으로만 사용할 수 있는 제대혈 주사를 불법으로 맞은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는 차병원에 대해 국가 지정 기증제대혈은행 지위를 박탈하고 지원했던 예산을 환수할 예정이다.

보건복지부는 차 회장과 차 회장의 부인 및 부친이 제대혈을 이용한 연구의 공식 대상자가 아님에도 분당차병원에서 9차례 제대혈을 투여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지난 27일 밝혔다.

차 회장은 지난해 1월과 6월, 올해 8월 세차례에 걸쳐, 차 회장 부친과 부인은 각각 4회, 2회 제대혈을 투여했다.

또한 차광렬 회장의 동생, 동생의 남편, 사돈 등 친인척 8명은 연구 대상자로 참여해 시술을 받은 것으로 복지부는 파악했다.

다만 임상시험 대상자 8명 중 2명만 실제로 제대혈을 투여받았고, 나머지는 임상시험 절차에 따라 효과가 없거나 다른 위약 등을 투여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복지부는 차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최순실 씨 등은 제대혈 시술을 받지 않은 것으로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분당차병원은 차병원 제대혈은행에서 제대혈을 공급받아 관련 연구를 진행했다.

제대혈은 태아의 탯줄에서 나온 혈액이다.

제대혈에는 혈액을 생성하는 조혈모세포와 세포의 성장과 재생에 관여하는 줄기세포가 함유돼 있다.

특히 제대혈은 산모가 연구용으로 기증하는 경우에만 활용할 수 있으며 기증 받은 제대혈이라도 치료, 연구목적으로만 사용할 수 있다.

차 회장 일가는 이러한 연구 대상이 아니었음에도 제대혈을 투여한 것.

차병원은 차 회장 일가에 대한 진료 기록도 작성하지 않았다.

복지부 관계자는 "간호기록부와 제대혈 공급·인수 확인서가 남아있어 시술 확인이 가능했다"고 전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차 회장 일가는 미용과 보양을 목적으로 제대혈을 투여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관련 연구가 제대혈법을 위반한 데 따른 책임을 물어 차병원 제대혈은행의 국가 지정 기증제대혈은행 지위를 박탈하고 지원했던 예산을 환수할 계획이다.

제대혈법과 의료법 등 관계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검찰에 수사를 의뢰할 예정이다.

그러나 차 회장의 제대혈 불법 시술은 현행법상 의료행위를 한 사람만 처벌받기 때문에 차움의원과 차광렬 회장에 대한 처벌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제대혈은행장인 분당 차병원 진단검사의학과 소속 교수만 제대혈법 위반 혐의로 징역 2년에 처해질 수 있다.

한편 복지부는 이번 조사 결과 차움의원, 차움한의원이 허위광고, 과장광고 등 규정을 위반한 것을 확인하고 3개월 업무정지 행정처분을 내리기로 했다.


한은숙 기자 esh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