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이 전국경제인연합회 탈퇴를 선언했다. 대기업 중 전경련에 탈퇴를 통보한 것은 LG그룹이 처음이다. 최순실 사태로 촉발된 전경련 해체에 신호탄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LG그룹은 올해 말로 전경련 회원사에서 탈퇴하기로 하고, 이 같은 방침을 정식 통보했다고 27일 밝혔다. 2017년부터 전경련 회원사 활동에 참여하지 않을 계획이며, 회비 또한 납부하지 않는다.
LG는 전경련 20개 회장사 중 하나다. LG를 시작으로 주요 그룹 탈퇴 선언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국회 `최순실 국정농단 진상규명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전경련 탈퇴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당시 구 회장은 “전경련은 (미국) 헤리티지 재단처럼 운영하고, 친목단체로 남아야 한다”고 말했다.
LG그룹 관계자는 “전경련 탈퇴 의사를 밝혔고, 이를 실행하는 차원에서 탈퇴 통보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LG의 탈퇴 선언 이후 KT도 이날 전경련에 탈퇴 의사를 공식 전달했다. KT는 이달 초 전경련 탈퇴신청서를 냈고, 내년부터 회비를 안 낸다고 밝혔다.
KT 관계자는 “전경련에서 탈퇴하기로 하고, 내년부터 전경련 회원사로 활동하지 않을 계획이라며, 회비 또한 납부하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
삼성과 SK는 이미 탈퇴 의사를 밝혔다. 내년 정기총회에서 2017년 회비가 결정되기 때문에 2월 이전에 다른 기업도 탈퇴 의사를 전해야 회비를 납부하지 않게 된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이재용 부회장이 청문회에서 전경련 탈퇴에 대해 명확하게 방침을 밝혔다”면서 “삼성은 향후 전경련 활동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전경련은 LG그룹으로부터 탈퇴의사를 전달 받았다고 밝혔다. 다만 회장사 중 하나라서 내년 2월 열릴 정기총회에서 별도 보고할 예정이다.
앞서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기업은행 국책은행 3곳과 인천공항공사, 한국전력, 한국석유공사, 가스공사, 서부발전, 에너지공단, 석유관리원, 산업단지공단, 선박안전기술공단 9곳이 탈퇴했다.
전경련 관계자는 “회원사 탈퇴는 별도 인준 과정을 거칠 필요는 없고, 탈퇴 의사를 전달받으면 즉시 이뤄진다”며 “다만 회장사는 정기총회 보고 과정이 있다”고 말했다.
전경련은 쇄신 방안 마련을 위해 긴급 회의를 열었으나 주요 회원사 참여 저조로 뚜렷한 방안을 찾지 못했다. 전경련 존폐는 정기총회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표】주요 대기업 및 금융기관 전경련 탈퇴 의사
김명희 기업/정책 전문기자 noprint@etnews.com,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