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전기차시장에 신차 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됐던 GM `쉐보레볼트(Bolt)`가 한국 배정물량을 줄이면서 대기수요자 실망감이 커졌다. 새해도 현대차 아이오닉을 제외하면 3~4년씩 묵은 구형 모델이 주류를 형성하면서 정부 전기차 민간보급도 힘이 빠지게 됐다.
25일 전기차업계와 정부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에 출시된 GM `쉐보레 볼트(Bolt)`의 한국시장 배정 물량이 고작 1000대 안팎으로 잡혔다. 새해 정부 민간보급 물량 1만4000대의 10%에도 못 미치는 수량이다. 2세대 대중 전기차로 불리는 쉐보레 Bolt로 인한 신차 효과도 약화될 것이 분명하다.
한국GM 관계자는 “미국 본사와 최종 조율중이지만, 시장 기대만큼 한국 물량이 많지 않을 것”이라며 “그렇다고 `Bolt`가 `Volt`처럼 렌터카·리스 등 B2B시장에만 투입된다는 소문은 사실이 아니고 이 보다는 많다”고 말했다. 그는 `쉐보레 Bolt` 미국 판매 실적에 따라 한국 물량이 다소 유동적으로 바뀔 수 있다고 덧붙였다.
GM이 친환경차 모델의 한국시장 배정에 인색한 것은 이번만이 아니다. 미국 전기차 판매량 2위 플러그인하이브리드카(PHEV) 모델 `볼트(Volt)` 역시 한국 출시를 대대적으로 홍보했지만, 올해 투입된 물량은 고작 30여대에 그쳤다. 렌터카·카셰어링 업체에만 판매했다.
`볼트(Bolt)` 물량이 적게 잡히면서 기존 전기차 모델의 시장주도는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지자체 전기차 보조금이 2018년부터 대폭 줄기 때문에 2017년은 일종의 밀어내기 기간이 될 수도 있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일렉트릭` 새해 한국시장 물량을 7000대로 잡았다. 올해 시장점유율 60%를 웃돈 저력을 새해에도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BMW는 새해 배터리 용량을 기존 모델 대비 두배 가량 늘린 `i3` 신형 모델을 내놓고, 르노삼성은 `SM3 Z.E.` 신형 배터리 교환 프로그램을 가동한다. 기아차는 기존 모델 가격 인하도 검토 중으로 알려졌다.
전기차업계 관계자는 “매년 전기차 시장은 신차 덕에 그나마 점진 성장 또는 유지돼왔는데 볼트(Bolt) 물량이 줄면 2017년 시장은 현대차와 현대차 이외 업체 간 경쟁 구도가 예상된다”며 “전기차 민간보급 역시 탄력이 붙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태준 전기차/배터리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