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가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지정하는 `짝퉁시장` 블랙리스트에 4년만에 다시 올랐다. 미·중 간 무역분쟁이 심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았다.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미 무역대표부는 이날 알리바바 온라인 쇼핑몰 `타오바오`를 위조상품 판매가 만연한 `악덕시장`(Notorious Markets) 업체로 분류했다. 리스트에서 삭제된지 4년만에 다시 리스트에 포함됐다.
USTR는 위조상품과 모조품 등 시장 질서를 어지럽히는 기업을 매년 선정해 발표한다. 타오바오는 2011년에 처음으로 미국 무역대표부의 악덕시장 리스트에 올랐다. 이듬해 “상표권자와 협업해 짝퉁 퇴출 운동을 벌이겠다”는 약속에 따라 리스트에서 삭제됐다. 하지만 알리바바가 충분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지난해 12월 USTR는 “(알리바바가) 적극적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리스트에 다시 포함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미국 의류신발협회(AAFA)는 지난 10월 알리바바의 짝퉁 판매행위 단속과 제재가 충분치 않다며 타오바오를 악덕시장 업체로 분류해달라고 USTR에 요청했다.
USTR는 보고서에서 “최근 조치로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했지만 현재 보고된 위조 및 불법복제 수준은 용납할 수 없을 정도로 높다”라고 밝혔다. 이어 “위조품과 불법 복제품은 미국의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산업에 심각한 경제적 위협을 줄뿐 아니라 합법적인 미국 제품의 중국 및 세계 시장 판매에 타격을 입힌다”고 덧붙였다.
마이클 에반스 알리바바 그룹 사장은 “타오바오를 리스트에 포함시킨 것은 매우 실망스런 조치”라면서 “이 결정은 지식재산권자를 보호하고, 위조품 제작업자 및 유통업자들을 재판에 넘기도록 법 집행을 도왔던 노력을 무시한 것”이라고 밝혔다.
알리바바는 지난 8월까지 지난 12개월간 짝퉁과 관련한 3억8000만개의 제품을 웹사이트상에서 삭제했으며 타오바오몰에 입점한 18만개의 온라인몰을 퇴출했다고 밝혔다.
알리바바는 “이번 결정이 정치적인 결정이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자는 그동안 미·중 무역협정에 비판적이고 중국산 수입품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USTR가 알리바바를 블랙리스트에 포함시키면서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알리바바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0.66% 하락 마감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