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바게뜨·던킨도너츠 등을 소유한 국내 최대 제빵업체 SPC가 직원들에게 계란 사재기를 지시한 내부 문건이 공개됐다. 사재기 논란이 일자 직원들의 애사심에 따른 자발적 행동이라고 밝혔던 SPC측이 거짓해명을 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21일 SBS는 “지난주 금요일 SPC는 전국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달걀을 사들이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취재결과 확인됐다”며 “SBS가 입수한 대외비 문서에는 ‘포장된 30구들이 달걀 한 판을 우선 사되 없을 때는 15구들이를 살 것’ ‘달걀에 유통기한이 기록돼 있어야 한다’와 같은 구체적 지침까지 적혀 있었다”고 보도했다.
SBS가 공개한 ‘전사 계란 수급 캠페인’이라는 제목의 대외비 문건에는 “계란 수급을 위해 전직원을 대상으로 아래와 같이 캠페인을 시행하고자 하니 적극적인 동참을 부탁한다”는 안내문과 함께 구체적으로 포장 규격과 품질 규격, 구입처, 결제 방법, 수집 장소, 수집 시간 등을 명시한 표가 그려져 있었다. 직원이 달걀을 구매해 지하 3층 수집 장소에 가져오면 구매담당자는 영수증을 받은 뒤 구매 직원에게 확인증을 주고 총무팀이 계란 구매 대금을 직원에게 추후 정산해주는 업무 ‘프로세스’도 소개되어 있다.
SBS는 YTN의 사재기 보도 이후에 ‘함구령’이 내려졌다고 전했다. SBS는 또 취재진이 사실 확인을 하고 있을 때도 여전히 ‘사재기’는 계속되고 있었다고 전했다.
SPC 측은 첫 사재기 보도 이후 “일부 부서 직원들이 계란 품귀를 걱정해 애사심에서 한 행동”이라며 “판매용 빵 제조가 아니라 제빵 교육과 연구개발에만 쓰였다”고 해명했다. 또한 “사들인 계란은 30개들이 약 100판 정도로 전체 사용량의 극히 일부”라고 밝혔다. 그러나 SBS는 21일 오후 기준으로 30구 달걀 1000판 정도가 개별 직원들의 사재기로 채워졌다고 보도했다.
이윤지 기자 (yj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