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3명 중 2명 `통신비 분리고지` 몰라

Photo Image
미래창조과학부,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 녹색소비자연대는 지난 8월 서울 용산역에서 `합리적 통신소비 캠페인`을 가졌다. 윤성혁기자 shyoon@etnews.com

국민 3명 가운데 2명은 통신 요금고지서에서 이동통신 요금과 단말기값을 분리해 고지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지서에 적힌 숫자를 `전체 통신비`로 인식함으로써 체감 통신비가 높아지는 원인이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20대 통신 과소비가 심하다는 조사결과도 나왔다.

한국정보통신산업연구원(KICI)이 포커스컴퍼니에 의뢰해 지난 달 전국 만20세 이상 남녀 500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통신비에서 서비스와 단말기값을 분리해 고지한다는 사실을 정확히 아는 사람은 34.2%에 그쳤다.

자세히 모른다(59.1%), 모른다(6.7%) 등 분리 고지 사실을 잘 모른다고 답한 사람이 65.8%에 달했다. 휴대폰 단말기값을 이동통신비로 인식한다는 의미다.

남성과 여성 모두 20대(남 45.5%, 여 35%)에서 분리 고지를 가장 잘 알고 있었다. 다음으로 40대(남 42.1%, 여 33.3%)가 뒤를 이었다.

이동통신 사용이 자유롭고 요금에 민감한 20대와 경제 지출이 많은 40대가 통신비 내역도 가장 잘 파악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소득별로는 월평균 소득 500만원 이상 계층이 45.5%로 분리 고지 사실을 월등히 잘 알았다.

1인당 월평균 통신비는 6만30원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이동통신서비스는 3만5810원이었고 단말기값이 1만6744원이었다. 부가서비스 등 기타요금이 7476원이었다.

KICI 관계자는 “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한국인은 이동통신비와 단말기값, 휴대폰 소액결제 등을 뭉뚱그려 `통신비`라는 개념을 형성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만약 이동통신비만 떼어낸다면 통신비가 비싸다고 생각할 가능성이 상당히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조사에서 20대의 통신비 지출이 평균을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대 남성 월평균 통신비는 8만9582원으로 전체 평균 6만30원보다 2만9552원이나 많았다.

항목별로 살펴보면 이동통신서비스가 4만3404원으로 평균 3만5810원 대비 21%(7594원) 비쌌다. 특히 단말기값이 2만7460원으로 평균 1만6744원보다 64%(1만716원)나 높았다. 20대 남성은 부가서비스를 의미하는 기타요금 항목도 1만8818원으로 전체 평균 대비 151%(1만1342원) 비쌌다.

20대 여성 역시 월평균 통신비 7만8596원으로 전체 연령대에서 월등히 많은 통신비를 지출했다. 단말기값은 2만9527원으로 남자보다도 더 지출했다.

직업별로는 학생이 8만3112원으로 직장인(6만2731원)을 제치고 가장 많은 통신비를 썼다. 특히 학생이 한 달에 지출하는 단말기값은 3만246원으로 모든 조건 가운데 유일하게 3만원을 넘었다. 상대적으로 경제적 여유가 부족한 20대 학생의 통신비 지출, 그 중에서도 단말기값 씀씀이가 두드러지는 것이다.

KICI 관계자는 “20대 학생의 이동통신서비스비가 많은 것은 데이터 소비나 통화량이 많기 때문”이라면서 “그럼에도 단말기값이 많은 것은 그만큼 비싼 단말기를 사고 싶은 욕구, 즉 과시적 소비 욕구가 큰 것 아닌가 추정된다”고 말했다.

설문조사는 지난 달 21일부터 나흘 간 전국 17개 시도에서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온라인 설문 방식을 사용했으며, 95% 신뢰구간에서 최대 허용오차는 ±4.4%p다.

 

<통신비 분리고지 인지 정도( 자료:KICI, 포커스컴퍼니)>

통신비 분리고지 인지 정도( 자료:KICI, 포커스컴퍼니)

<월평균 지출 통신비( 자료:KICI, 포커스컴퍼니)>

월평균 지출 통신비( 자료:KICI, 포커스컴퍼니)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