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격차는 1997년 시장 우선주의를 강화시킨 국제통화기금(IMF) 관리 체제 경제 위기 이후에도 지금까지 현재 진행형이다. 돈을 벌기 위해 노동에 매어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는 개천에서 용이 나는 신화를 무너뜨리고 있다. 계층 상승과 사회 지위 이동까지 경색되고 후퇴되는 과정에서 여전히 성장 및 분배의 정의 실현은 요원하기만 하다.
이러한 잿빛 이야기는 비단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여러 국가가 겪고 있는 시대 자화상이다. 유럽연합(EU), 미국을 중심으로 기득권층이나 이민자에 대한 분노와 좌절감이 국민투표 등을 통해 분명한 성향을 보이며 표출되고 있다. 지금 세계인은 오랜 불평등의 격랑 속에 분명한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그리고 산업 측면으로는 인공지능(AI) 시스템이 선도하는 혁신 경제에 접어들고 있다. 이미 세계 시장은 4차 산업 기술에 천문학 규모의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분명히 승자가 모든 것을 가져가는 구조를 강화시킬 것이다. 결국 우리는 노동 소득의 원천인 일자리까지 AI에 빼앗길지 모른다고 걱정해야 할 처지에 이르렀다.
그러나 불안한 미래만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것만은 아니다. 오히려 인류의 생활수준을 진화시킬 혁명으로의 흐름 속에서 불평등 해소와 사회 통합을 도모할 기회를 잡을 수 있다. 바로 우리의 삶과 문화에 최우선 가치를 두는 `인본주의` 정신이다.
기술 발전이 안겨 주는 과실을 예전과 같이 시장 우선주의 관점으로 취한다면 사회 갈등 해소, 불평등 완화는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렵다.
시장의 탐욕을 줄이고 우리 삶의 변화에 집중하는 도구로 기술을 바라보면서 새로운 산업혁명 시대를 살아간다면 분명히 희망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도시와 주거지에서 공동체 정신이 복원되고, 포용 성장의 분배 정의가 기반이 돼야 한다.
4차 산업시대는 지난 경제 성장 과정에서 소외되고 자본 이득 배분에서 멀어진 이들에 대한 차별을 줄일 수 있는 황금기가 될 수 있다.
AI가 비숙련 단순 노동을 대체해서 좀 더 인간답고 전문화된 일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열렸으며, 모바일 기기를 통해 시간과 공간 제약을 넘어 교육 수준을 끌어올리는 일도 가능해졌다. 빈곤을 줄이고 소득을 늘릴 수 있는 공유경제 플랫폼도 실로 다양해지고 있다.
최근 우리 정부는 기술과 산업 사회를 포괄한 균형 있는 정책 추진으로 인간 중심 미래 사회 구현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국민 생활을 편리하게 돕는 많은 서비스를 운영하는 한편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행정자치부도 우리 국민과 기업이 정부 서비스를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전자정부 구현을 위해 앞장서고 있으며, 우수한 전자정부 서비스를 해외 전략 국가들을 대상으로 적극 홍보하고 있다. 더 이상 일상에서 기술을 의식하지 않고 공동체 정신 복원, 인간 중심 생태 구현을 할 수 있는 스마트시티의 확산도 도시 개발과 지역 정보화의 새로운 패러다임 관점으로 지원하고 있다.
포퓰리즘을 키우는 토양은 다름 아닌 양극화 사회이고, 떨어진 신뢰는 계층 간 불신의 에너지를 먹고 산다. 이제 우리가 기술 혁신을 넘어 공동체 정신 회복과 시민 행복을 본격 논의해야 하는 이유다.
과감한 정보기술(IT) 혁신으로 우리가 먼저 투자하고 산업을 선도한다는 전략을 넘어 우리의 시대정신과 문화, 공동체 통합과 같은 전제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
기술 그 자체보다 우리 삶의 변화에 집중할 때 사회 위기를 확대 재생산하는 위험을 피할 수 있다. 4차 산업혁명과 기술 진보가 우리 사회의 다양성 확보와 사회 격차 해소의 동력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인본주의 기반의 포용 성장 논리가 중요하다.
2017년 정유년 새해에는 경건한 마음으로 공동체 정신을 회복하고 양극화를 극복할 정보 사회의 변곡점이 싹트기를 기대해 본다.
손연기 한국지역정보개발원장 ygson1234@klid.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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