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온뉴스 유지훈 기자] 대중은 늘 새로운 것을 원한다. 2016년 가요계에는 새로운 바람이 불었고 대중은 이에 열띤 호응을 보냈다. 트와이스와 블랙핑크, 방탄소년단 등 많은 아이돌이 큰 사랑을 받았지만 화제의 주인공은 따로 있다.
걸그룹 미스에이(Miss A) 출신 수지와 엑소(EXO) 백현은 지난 1월 7일 듀엣곡 ‘드림(Dream)’을 발매했다. 재즈와 네오소울을 기반으로 한 팝 알앤비(R&B) 곡으로 사랑에 빠진 풋풋한 남녀의 이야기를 담았다. 이 노래는 발매 직후 각종 음원차트 1위를 기록한 것은 물론, 음악방송에서도 트로피를 거머쥐는 저력을 과시했다.
‘드림’으로 이후 각 소속사간의 협업은 계속됐다. 첫 번째로 두각을 드러낸 것은 SM엔터테인먼트가 론칭한 음원 플랫폼 ‘스테이션’이었다. 이를 통해서는 헤리티지-종현, 케이윌-백현, 보아-빈지노, 김희철-민경훈 등 수많은 뮤지션들이 소속사의 경계를 허물고 호흡을 맞췄다.
최근 음원차트 상위권에 머물고 있는 ‘나비잠’은 물론 ‘이별을 배웠어’ ‘댄싱킹(Dancing King)’ ‘더 데이(The Day)’ 등은 발매 당시 음원차트 상위권에 머물며 2016년 가요계에 분 콜라보 열풍을 증명하기도 했다. 앞으로는 이런 가요계의 트렌드는 계속 될 예정이다. 젤리피쉬는 ‘젤리 박스’, 미스틱엔터테인먼트는 ‘리슨’이라는 음원 플랫폼을 론칭하며 앞으로 다양한 음악적 협업을 계속 선보일 것임을 예고했다.
대형 기획사들이 준비한 콜라보레이션의 성공은 대중이 새로운 음악을 원하고 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리고 그 새로움에 대한 갈망은 인디 뮤지션의 예상치 못한 성공으로 이어졌다.
스탠딩 애그는 8월 자정 신곡 ‘여름밤에 우린’을 발매했고 음원차트 1위를 석권했다. 그리고 때 아닌 사재기 논란에 휘말렸다. 내로라하는 아이돌도 팬들의 지원으로 이루기 어려운 성과였기 때문이다. 가요계 일부에서는 꾸준히 의혹을 제기했지만 의혹은 의혹일 뿐이었다.
하지만 어반자카파가 앞서 1위를 차지했던 점과 최근 볼빨간 사춘가 뚜렷한 음원 차트 상위권에 머물렀던 점을 보면, 이는 단순한 우연이나 음원 사재기를 통해 이룬 성과가 아니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대중은 이제 쉽게 소비하던 아이돌의 노래가 아닌, 조금 더 노력이 필요한 음악에 시선을 돌리고 있다. 신선한 콜라보레이션에 열띤 호응을 보냈던 것처럼 말이다.
힙합과 알앤비 뮤지션들의 성공 역시 비슷한 맥락으로 풀이할 수 있다. Mnet ‘쇼미더머니5’의 주역인 비와이와 씨잼, 슈퍼비 등은 올 한해 큰 인기를 누렸다. 이 외에도 이 방송에 출연하지 않았던 산이, 매드 클라운 등도 음원차트 상위권에 오르내렸다. 알앤비 뮤지션인 딘과 헤이즈, 크러쉬도 별다른 음악 활동 없이 사랑을 받으며 2016년 대중이 다양한 장르를 원하고 있음을 입증했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유지훈 기자 tissue@entero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