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페이 아이폰서 결제 무산...애플 앱거부 `초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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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삼성페이 미니` 앱 등록을 거부한 것은 연평균 200% 이상 성장 중인 모바일결제 시장에서 삼성전자 브랜드파워를 조금이라도 꺾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오프라인 결제 시장에서 번번이 삼성페이에 밀려 체면을 구긴 애플이 온라인 결제 시장에서만큼은 주도권을 잡겠다는 포석이다.

세계 모바일 지급결제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2011년 70억달러에서 2014년 292억달러, 2015년에는 470억달러로 결제규모는 수직 상승하고 있다.

그동안 삼성페이와 애플페이는 오프라인 결제 시장 위주로 마케팅해 왔지만 내년부터 전장이 모바일 기반 온라인 시장으로 바뀌게 될 공산이 크다.

삼성페이 미니 출시 목표는 명확하다. 오프라인 시장에서 큰 성과를 거둔 삼성페이를 온라인 결제 시장으로 확대해 온·오프라인 플랫폼으로 육성하겠다는 전략이다.

온라인 결제를 누구나 편리하게 할 수 있고 기종과 상관없이 언제 어디서나 애플리케이션(앱) 하나로 해결하겠다는 거대 프로젝트다.

삼성페이는 지난 2월부터 온라인 결제 비중을 높이는 작업을 해 왔다. 하지만 기존의 오프라인 결제 방식에 초점을 맞춘 삼성페이 플랫폼으로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있었다.

이를 만회하기 위한 첫 신호탄은 삼성전자가 쐈다. 삼성페이 미니 출시를 내년 1월 공식화했고 최근에는 세계 카드 시장 점유율 1위 비자카드는 물론 마스터카드까지 협력파트너로 끌어들이며 온라인 결제 시장 전장을 확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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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

삼성페이 미니 출시에 앞서 삼성전자는 삼성페이 온라인 비중을 끌어올리기 위해 전 세계 마스터카드 가맹점에서 온라인 쇼핑 결제가 가능하도록 했다.

마스터카드는 200개국 이상 4000만개 가맹점, 210만개 ATM에 달하는 카드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페이 제휴로 사실상 세계 가맹점에서 모바일 결제까지 가능하게 됐다. 여기에 앱 기반 삼성페이 미니를 출시해 한국은 물론 세계 온라인 결제 주도권을 가져가겠다는 전략이다.

국내 금융사도 삼성페이 미니 출시를 앞두고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애플 등재 거부가 알려지면서 삼성전자와 협력을 강화하면서도 앱 종속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번 상황을 발판 삼아 삼성전자와 지문인증료 협상을 다시 하려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내년 한국은 구글 안드로이드페이, LG페이, 애플페이 등 잠재력 있는 간편결제가 잇따라 등장할 상황”이라며 “카드사는 이들 공룡기업 간 치열한 경쟁 구도를 형성해 반사이익을 누리겠다는 곳이 꽤 많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삼성과 애플의 갈등을 이유로 이 참에 금융사 입김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삼성페이 미니에 적용되는 지문 인증료를 내지 않거나 낮추겠다는 복잡한 셈법도 숨어있다. 애플도 내년 한국 진출을 검토하고 있어, 삼성전자와 협력을 강화해 애플페이 수수료를 낮추겠다는 투트랙 전략이다.

전문가들은 삼성페이 미니가 어느 정도의 파급력을 줄지는 아직 미지수라고 입을 모은다.

삼성전자는 고객이 온라인에서 수십개 결제 서비스 가운데 삼성페이를 선택할 만한 유인책 마련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삼성전자는 삼성페이 미니 상용화와 함께 통합 포인트 사업과 개인간전자상거래(P2P) 서비스 제공도 검토하고 있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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