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첫 지구궤도 비행 존 글렌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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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글레 별세

미국인 최초로 우주선을 타고 지구 궤도를 비행한 존 글렌(John Glenn)이 향년 95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그는 우주를 여행한 가장 나이 많은 지구인이기도 하다. 연방 상원의원을 지냈고, 한국전에도 참가했다.

8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글렌은 미 오하이오 주 콜럼버스에 있는 제임스 암 병원(The James Cancer Hospital) 에서 일주일 넘게 입원 치료를 받다 8일(현지시간) 타계했다.

2014년 심장판막수술을 받은 그는 뇌졸중을 겪는 등 최근 몇 년 사이 건강 상태가 나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1921년 오하이오 콜럼버스에서 태어난 글렌은 머스킹엄 대학에서 화학을 공부하면서 비행 수업을 받았고, 1943년 미 해병대에 들어가 전투기 조종사가 됐다. 2차 세계대전과 한국전쟁에도 참전, 전투 임무를 총 149회 수행했다.

1957년 처음으로 로스앤젤레스~뉴욕을 3시간 23분 8.4초간 직항으로 초음속 비행하는 신기록도 세웠다. 글렌은 1959년 미국 정부가 야심 차게 시작한 우주 진출 프로그램인 `머큐리 7`에 참여할 우주비행사 7명 중 한 명으로 선발, 우주인으로 첫발을 내디뎠다.

`머큐리 7` 프로젝트 시작시 40세였던 그는 1962년 2월 20일 미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우주선을 타고 4시간 55분 23초간 지구를 세 바퀴 도는 데 성공했다. 1974년에는 정치에 입문해 1997년까지 24년간 고향인 오하이오주에서 민주당 소속 상원의원을 네 번이나 지냈다. 1984년과 1988년에는 당 대선 후보 경선에도 나섰다. 진보적 성향으로 핵무기 확산 방지와 핵폐기물 처리에 주력했다.

정계를 은퇴하고 다시 우주로 돌아간 그는 1998년 10월 29일 77세 나이로 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호에 올라 최고령 우주인으로 등극하기도 했다. 90세까지 직접 개인 비행기를 조종할 만큼 건강했다. 2012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민간인 최고 영예 훈장인 `대통령 자유메달`도 받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내 “존의 타계로 우상을 잃었다”며 “존은 우리를 화성과 그 너머 우주로 이끌 과학자, 엔지니어, 우주비행사들에게 영감을 줬다” 추모했다. 글렌 별세로 `머큐리 7` 프로젝트에 참가한 1세대 미국 우주비행사 7명은 모두 세상을 떠났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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