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온뉴스 유지훈 기자] 토크형 예능이 장소만 술집으로 바꾼다고 뭐가 달라질까. ‘인생술집’은 이 질문에 대한 명확한 대답이다.
지난 8일 오후 방송된 tvN 예능프로그램 ‘인생술집’에서는 조진웅이 출연해 술잔을 기울이며 허심탄회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이날 조진웅은 프로그램의 첫 번째 손님으로 온 이유에 대해 “내가 예능을 잘 못한다. 그런데 술, 이건 둘째가라면 서럽다. 거기에 인생이 들어가 있다. 말하고 술까지 준다니까 안할 이유가 없었다”며 기분 좋게 웃었다.
이 말대로 조진웅은 긴장감을 털어내고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다. 신동엽 “우리 다른 방송처럼 하지말자. 말 놓고 형, 동생으로 하자”고 제안했다. 조진웅은 앞서서 서열정리를 시작했고 탁재훈의 나이를 듣고 나서 “정말 동안이다. 어떻게 관리하냐”고 물었다. 탁재훈은 “사고 한번 치고 푹 쉬고 나면”이라며 수위 높은 토크로 맞대응해 모두를 웃게 했다.
조진웅은 애주가임을 언급하며 “진고가 없을 때는 소맥으로 달린다. 두 잔은 예의상 소맥이다. 그다음엔 진하게 작은 잔으로 간다”고 전했다. 김준현은 준비해둔 에일 생맥주를 따르며 토크를 진행하려했다. 조진웅은 “음식 앞에 두고 말 길어지는 거 싫어한다”고 술 욕심을 보였다. 그렇게 그들의 술자리는 시작됐다.
최근 ‘가지고 싶은 남자 1위’로 뽑힌 조진웅. 그는 “난 인기 많은 거 잘 모르겠더라”라며 겸손함을 보였다. 신동엽은 “엉덩이가 예쁘다. 힙이 올라가있는 사람은 흔치 않다”고 분석했고 “모자이크 해주겠다. 보여줘라”라고 19금 토크를 이어나갔다.
아내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꺼내는 과정을 통해서는 조진웅에게서는 진솔함이 엿보였다. 7년이라는 긴 연애 끝에 결혼에 골인한 그는 “연애를 했더니 어디 갈 데가 없다. 주변에서는 사실혼과 같았다. 그런 여자와 헤어지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지금은 대한민국의 인기 배우지만 조진웅 역시 무명시절엔 생활고에 시달려야 했다. 이날 그는 후배들에게 맛있는 안주와 술을 사주며 모니터를 통해 이를 감상했다. 그들의 웃픈 대화는 조진웅과 신동엽에게는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매개체와 같았다. 자연스럽게 극단 시절을 입에 올린 두 사람은 묘한 공감대를 형성했고 아버지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공유하기도 했다.
술자리에서 자주 발생하는, 생각나는 친구 갑자기 부르기도 자연스럽게 담겼다. 조진웅은 아끼는 후배라며 권율을 불러냈고 지금까지 쌓은 우정을 술술 풀어냈다.
예능프로그램은 트렌드에 민감하다. KBS2 ‘서세원 쇼’를 시작으로 토크형 예능이 우후죽순 생겨났고 MBC ‘무릎팍 도사’로 1인 토크쇼의 시대가 열렸다. 그러나 ‘무릎팍 도사’는 물론, ‘힐링캠프’와 같은 프로그램은 모두 폐지됐다.
‘인생술집’은 1인 토크형 예능이지만 분위기가 조금 더 짙고 과감하다.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로 서로 반말을 하고, 수위 높은 이야기를 주고받는 그들의 모습은 마치 함께 술을 마시고 있는 듯한 유쾌함을 준다. 김준현의 기타 연주에 ‘낭만에 대하여’를 열창하는 조진웅의 구성진 음색을 시작으로, 목요일 밤 tvN에는 수많은 셀러브리티들의 노래가 울려 퍼질 전망이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유지훈 기자 tissue@entero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