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고 있는 1억300만 계좌, 비대면으로 정리...계좌통합관리서비스 세계최초 상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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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계좌통합관리서비스 시연 및 협약식이 8일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관에서 열렸다. 진웅섭 금융감독원장, 하영구 은행연합회장 등이 협약식 후 기념촬영했다.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1년 이상 입출금 거래가 없는 이른바 `비활동성 계좌`를 인터넷으로 한 번에 정리할 수 있게 됐다. 인터넷으로 계좌를 한눈에 조회하고 잔액까지 옮길 수 있는 계좌통합관리서비스(어카운트인포)가 9일 모든 은행을 대상으로 시행된다.

잠자는 계좌만 1억300만개, 14조4000억원 자금이 대거 이동을 앞두고 있다. 은행 간 계좌 유치 전쟁이 벌어질 태세다.

8일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금융결제원, 은행연합회는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에서 16개 은행과 함께 `계좌통합관리 서비스` 시연과 출범을 알리는 행사를 가졌다.

앞으로 은행 고객은 인터넷으로 본인 계좌를 일괄 조회할 수 있고, 소액 비활동성 계좌는 클릭 몇 번으로 잔액 이전과 해지가 가능해진다. 잔액은 30만원 이하를 대상으로 한다. 비활동성 기준은 최종입출금일로부터 1년 이상 경과한 계좌다.

이로써 지난해 7월 선보인 계좌이동서비스는 조회·해지(1단계), 변경(2단계), 계좌이동(3단계)에 이어 잔액 이전까지 할 수 있게 됐다.

국내 은행이 보유한 개인 계좌 수는 지난해 말 기준 2억3000만개, 잔액은 609조원에 이른다.

이 가운데 1년 이상 입출금이 없는 비활동성 계좌는 전체 개인계좌 45%에 이르는 1억300만개다. 잔액은 14조4000억원에 이른다.

계좌통합관리서비스 시행으로 인터넷을 이용해 잔액까지 쉽게 이전할 수 있게 되면서 은행권 계좌 유치 싸움도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영기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는 “국내은행에 개설된 개인계좌 중 장기간 거래가 없는 비활동성 계좌가 절반에 육박, 사회 비효율이 크게 발생했다”면서 “모든 은행이 참여하는 세계 최초 어카운트 인포 서비스로 고객 금융 편의 향상은 물론 장기로는 금융사기 등 예방에 일조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금융 당국은 서비스 확대를 위해 모바일과 은행창구로 이용 채널을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키로 했다.

이용 방법은 간단하다. 인터넷으로 접속해 조회 서비스를 이용하면 본인의 은행 계좌 수를 은행별, 활동성·비활동성별, 상품유형별로 조회할 수 있다.

소비자는 은행별 계좌내역 조회 화면에서 확인한 소액, 비활동성 계좌는 `잔고 이전·해지`를 신청할 수 있다. 계좌 비밀번호 입력 없이 공인 인증이나 휴대폰 인증만으로 가능하다.

계좌 잔액은 본인 명의 수시입출금식 계좌로 잔액을 이전하거나 서민금융진흥원 기부 가운데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잔액을 이전한 계좌는 자동 해지된다.

은행권은 대국민 서비스 제공 및 활성화 차원에서 2017년 12월 31일까지 1년여 동안 잔액 이전 시 수수료를 한시 면제하기로 했다.

은행을 거래하는 개인 고객은 16개 국내 은행에 개설한 본인의 모든 예금 및 신탁계좌에 이 같은 계좌 통합관리를 할 수 있다.

연중 오전 9시부터 밤 10시까지 이용할 수 있다. 다만 잔액 이전 서비스는 은행 영업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만 할 수 있다. 인터넷 활용이 어려운 고객을 위해 내년 4월부터는 은행 창구에서도 조회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또 모바일로 관련 서비스를 확대하는 한편 잔액 이전 해지 대상 계좌도 잔액 30만원에서 50만원 이하로 조정할 계획이다.


[표]계좌통합관리서비스 개요(자료-금융감독원)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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