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퇴진 선언]대선 시계 빨라졌다…잠룡들 더 복잡해진 셈법

박근혜 대통령이 스스로 퇴진을 선언하면서 관심은 차기 대권주자들로 쏠리고 있다. 현재 세간에 오르내리는 차기 대권 잠룡은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반기문 UN사무총장, 이재명 성남시장,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등으로 11월 넷째 주 기준 각각 23.1%, 16.7%, 12.3%, 10.1%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아직 확실한 유망주자가 없는 무주공산의 상황. 한때 정치권을 뜨겁게 달궜던 반기문 대망론은 들어간 지 오래고,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가 불출마 선언을 하면서 여당 대권주자는 불확실성이 커졌다. 야당 쪽에서는 이재명 성남시장이 지지율이 급등하면서 혼돈 양상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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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분위기로 가장 유리한 위치는 문재인 전 더물어민주당 대표다. 꾸준히 20%대 이상 지지율을 유지하며 꾸준히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고정지지층이 확고하고 이번 최순실 사태와 관련 대통령 퇴진 운동 전면에 나서면서 호감도를 높였다. 지지율 측면에서도 당장 대선을 치르면 가장 유리하고, 오랜 정치활동으로 인지도 또한 높아 대선 일정이 짧을수록 다른 후보들보다 효과적 유세활동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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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한 때 유력 대선주자였지만 지금은 가장 변수가 많은 인물이다. 일단 지지율부터 16.7%까지 떨어져, 최근 12.3%까지 치고 올라온 이재명 성남시장에게 오차범위 내에서 추격을 당하고 있다. 한때 28% 이상 높은 지지율을 보였던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젊은 세대 층에서 지지율이 최근 크게 떨어졌지만, 그래도 아직 고령층에서는 인지도가 높아 유망주자로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반 총장의 가장 큰 변수는 시간 여유가 적고 주변 환경이 급변했다는 점이다. UN 사무총장 임기가 올해 말까지임을 감안하면 지지층을 두텁게 할 시간 여유가 많지 않다. 내부분열이 일고 있는 새누리당 상황도 그렇다. 반 총장이 정치적 둥지로 새누리당을 선택할 것으로 관측됐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반 총장 선택에 관심이 쏠린다. 이와 관련 불출마를 선언한 김무성 전 대표와 비박계 의원인 반 총장을 두고 제3지대를 넘어 제4지대·제5지대 등 얘기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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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시장은 최근 급부상하는 대선주자다. 최근 정국과 관련 강경발언을 이어나가면서 젊은 층에서 지지를 받고 있다. 그동안 차차기 대선 주자로 언급됐지만, 11월 이후 지지율이 안 전 대표를 넘어서면서 가능성을 엿보이고 있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지지율은 높은 반면에 중장년 층 이상에서 인지도가 많이 낮은 것은 약점으로 지목된다. 지지층 확보를 위해선 많은 시간이 필요한 만큼 대선시점이 늦을수록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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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전 대표는 이 시장과는 반대로 인지도는 높은 반면에 지지율은 낮다. 10% 지지율 안팎을 유지하면서 고정지지층이 있음을 보여주고 있어, 다시 대선 레이스에 돌입하면 지지율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대권정국 시작이다. 잠룡들을 둘러싼 정계개편도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여권 친박·비박계 갈등, 탈당파와 잔류파들 세 모음, 야권 연대까지 셈법은 점점 복잡해지고 있다.

조정형 에너지 전문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