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외국의 기술 규제에 대응하는 것은 반드시 정부와 함께해야 하는 일이다. 관련 정보 제공, 애로 사항 제기, 상대국 협상 등 과정에서 민·관이 긴밀하게 협력해야 성과를 낼 수 있다.”
정동희 국가기술표준원장은 우리 수출 기업의 해외 무역기술장벽(TBT) 애로 해소를 위해 무엇보다 `민·관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기업들이 외국의 규제 당국을 직접 상대해야 하는 사안의 특성상 기업 개별의 자체 해결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인력과 정보가 다소 부족한 중소기업이 대기업보다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수출 활력 제고를 위해 중소기업의 수출 확대에 적극 나선 정부도 국가 차원에서의 TBT 대응이 중요한 배경이다.
정 원장은 27일 “최근 미국 대통령선거 이후 우려되고 있는 선진국 중심의 신(新)보호무역주의, 자국우선주의는 우리 수출 기업에 큰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 “해외에서 기술 규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들은 기술표준원을 통해 정부와 함께 해결책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기술표준원은 TBT 대응을 위한 지원을 이미 다양하게 시행하고 있다. 기업 애로가 접수되면 업종별 단체 및 통상·기술 전문 기관을 통해 안건을 분석하고, 불합리한 규제로 판단되면 정부 차원에서 대응한다.
정 원장은 “해당국 규제 기관에 공식 서한을 발송하고 세계무역기구(WTO) 회의에서 특정무역현안(STC) 공식 제기, 자유무역협정(FTA) 채널 양자협의 등을 통해 해결을 시도하고 있다”면서 “사안에 따라서는 민·관 공동 대응반이 현지 당국을 직접 방문, 대응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기술표준원은 지난해 우리 기업에 실제 피해가 있다고 판단된 60건의 규제에 대해 해당국과 협상, 그 결과 24건의 기술 규제 문제를 완전 해소하거나 상당히 완화하는 성과를 거뒀다.
중국 등과는 FTA 채널을 통해 양국 시험인증 분야에서 상호 인정을 추진한다. 이를 통해 우리 기업이 현지에서 인증받기 위해 소요되는 비용과 시간을 절감할 수 있다. 개발도상국에는 한국형 표준, 인증, 기술 규제 체계를 전수해 줘서 차후에 우리나라를 상대로 한 기술 규제 문제가 발생되지 않도록 사전에 방지하는 전략도 추진한다.
정 원장은 “기술표준원은 2008년 TBT 중앙사무국 설치, 2013년에는 기술규제대응국 신설 등 노력으로 해외 무역 기술 장벽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면서 “기업들은 `1381 표준·인증 콜센터`를 통해 기본 상담을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정 원장은 “업종별 단체, 통상·기술 전문 기관 등 총 27개 기관으로 구성된 `TBT 컨소시엄`도 기업 애로 해소 창구 역할을 한다”라며 “기술규제로 인한 수출 애로는 최대한 빨리 민관이 힘을 합쳐 해결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덧붙였다.
양종석 산업경제(세종) 전문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