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개발(R&D)특구진흥재단(이사장 김차동)이 조성한 특구 전용 펀드가 연구소기업 성장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구 전용 펀드는 창업 초기 기업 및 특구에서 개발한 공공 기술을 사업화하는 기업에 기술 금융을 지원할 목적으로 조성했다.
과거 수도권 위주의 투자 관행과 창업 초기 기업에 대한 투자 저조 등으로 연구소기업 등 공공 기술 사업화 기업에 대한 투자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데 따른 조치다.
특구재단이 2006년부터 최근까지 조성한 특구펀드 규모는 총 2050억원에 이른다. 2006년 1차로 800억원 규모의 `대덕이노폴리스 특허기술사업화 투자 펀드`를 조성한 데 이어 2012년 2차로 1250억원 규모의 `연구개발특구 일자리 창출 투자 펀드`를 조성했다.
이렇게 조성한 특구펀드는 자금 사정이 넉넉지 않은 창업초기 및 연구소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됐다. 1차 펀드는 밀리트로닉스, 플라즈마트, 비엔에프테크놀로지 등 27개 기업에 총 788억원을 투자했다. 대덕특구를 포함한 지역 투자율이 85%에 달했다.
펀드 투자 실적도 우수하다. 2014년 12월 청산 펀드는 투자액 대비 62.5% 증가한 1300억원을 회수하면서 성공 펀드로 인정받았다.
당시 쎄트렉아이, 나노신소재, 리켐, 옵티시스, 뉴로스, 나노스, 이수앱지스, 아이앤씨테크놀로지, 엘비세미콘 등 9개 기업은 펀드 투자를 받아 견실하게 성장해 코스닥에 상장되는 성과도 거뒀다.
2012년 조성한 R&D특구 일자리 창출 투자 펀드는 한국벤처투자, 산업은행이 특구재단과 함께 특별조합원으로 참여해 기업 육성에 힘을 보탰다. 대덕특구에 이어 광주와 대구로 확대된 특구 내 소재 기업뿐만 아니라 특허기술사업화기업 및 각 지방자치단체(대전시, 대구시, 광주시, 경북도, 경산시, 장성군)에 소재한 기업에도 투자, 공익 성격의 펀드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50개 기업에 총 1166억원을 투자했다. 지역 투자율도 75%나 됐다. 투자한 기업 가운데 코아스템과 알테오젠 2개 기업은 코스닥에 상장했다.
특구재단은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300억~500억원 규모의 3차 특구 전용 펀드 결성을 추진하고 있다. 투자 범위가 대체로 넓은 2차 펀드를 보완하고, 연구소기업 등 공공 기술 사업화에 집중해 공공 연구 성과를 활용한 초기 기업을 지원하는 것이 목적이다. 기술금융 로드맵을 구축해 기업 업력 및 매출액을 고려한 성장 단계별 특성에 맞는 기술 금융을 지원하고, 단절 없는 후속 투자를 연계할 방침이다.
3년 이내 업력의 초기 기업은 마이크로 벤처캐피털(VC)펀드를 통해 지원한다. 지난 5월 조성된 마이크로 VC펀드는 188억원 규모로, 업력 3년 이내이면서 매출액 대비 R&D비가 55%인 기술 기반 기업에 주로 투자한다. 특구재단과 대전시, 한국벤처투자가 공동 출자했다.
연구소기업 등 공공 기술 사업화 기업과 특구 내 벤처기업은 각각 공공기술기반 펀드 및 특구 벤처펀드를 결성, 지원할 계획이다. 특구재단과 지자체 등에서 출자자로 참여해 300억원 이상 규모로 결성한다.
이달 초 펀드 운용사로 이노폴리스파트너스를 선정했다. 특구재단은 앞으로 한국벤처투자, 국민연금 참여를 통해 규모를 확대해 더 많은 수의 공공 기술 사업화 기업에 기술 금융을 지원할 계획이다.
2018년에는 700억~1000억원 규모의 `특구벤처펀드`(가칭)를 조성, 신제품·신시장 창출 및 성장 촉진을 위한 기업에 투자할 방침이다.
김용욱 특구재단 기획조정본부장은 23일 “공공 기술 기반 기업의 가장 큰 애로는 바로 원활한 자금 조달”이라면서 “단계별 기술금융 지원으로 지식 창출-사업화-재투자로 이어지는 기술 사업화의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키겠다”고 말했다.
<특구 기술금융 로드맵>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