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주 메모리에 정보를 저장해 전송 속도를 대폭 향상시킨 가상화 데스크톱(VDI) 기술을 개발했다. 상용화는 내년 1월 이후 진행된다. VDI 성능 확대로 공공 기관, 기업의 클라우드 기반 업무로의 전환이 앞당겨질 전망이다.
김성운 ETRI 서버플랫폼연구실 책임연구원은 하드디스크 스토리지 대신 메모리를 저장 공간으로 활용한 메모리 상주형(In-Memory) 클라우드 VDI 플랫폼을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VDI는 클라우드에 가상의 PC 환경을 저장, 어느 곳에서든 자유롭게 불러내 원격 이용하는 기술이다. 모든 정보가 클라우드에 남게 돼 공공 기관, 기업이 보안 정책에 활용한다. 가상 업무 환경 조성으로 사무실 운영비도 줄일 수 있다. 그러나 속도는 느리다.
기존 VDI 플랫폼은 이용자 수만큼의 윈도 등 운용체계(OS), 각종 응용 프로그램을 담은 하드디스크 스토리지가 필요하다. 하드디스크는 대용량 정보를 저장할 수 있지만 디스크 회전이 필요하기 때문에 속도 향상이 어렵다. 서비스 이용자가 많아지면 시스템이 과부화되는 병목 현상도 생긴다.
연구팀은 빠른 정보 처리를 위해 반도체 메모리(D램)을 저장 매체로 사용했다. D램은 전기 작용으로 정보를 저장, 데이터 접근 속도가 뛰어나다. 휘발성 메모리를 활용하면서 생기는 데이터의 안정성 문제는 실시간 백업으로 해결했다.
새 VDI 기술은 기존 플랫폼에 비해 데이터 읽는 속도가 20배나 빠르다. 저장 속도는 3배 이상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여러 이용자가 일정 부분 저장 공간을 공유하는 `실시간 중복 데이터 제거 기술`도 개발했다. 이용자들이 공통 사용하는 OS 등 프로그램을 함께 사용, 데이터 중복을 막는 기술이다. 이 기술을 적용하면 이용자 한 명당 필요 저장 공간이 평균 30기가바이트(GB)에서 1GB로 줄어든다.
최근 이 기술을 한위드정보통신이 이전받았다. 한위드정보통신은 내년 1월에 상용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전에 개발한 하드디스크 스토리지 기반의 VDI 기술은 이미 5개 업체에 이전, 서비스되고 있다.
김 책임연구원은 “새로운 VDI 기술은 기존 기술보다 빠르고 가벼운 가상 업무 환경을 제공한다”면서 “인터넷만 연결되면 PC, 태블릿 등에 가상 데스크톱을 불러올 수 있어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미래 산업 분야에서도 적극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