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테인&]`불황의 그림자 속 탈출구 찾아내는 뮤지컬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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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아이다` 공연장면. (사진제공 = 신시컴퍼니)

현 정부 출범 이후 `창조경제 문화융성`의 기조 아래 뮤지컬 시장이 이전보다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되면서 낙관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실상은 이전 정부보다 뮤지컬 시장은 위축됐다.

뮤지컬 마니아들의 적극 지지를 받아오던 제작사 뮤지컬해븐의 도산, 뮤지컬 `두 도시 이야기`의 공연 중단 사태와 대표자의 해외 도피, 가장 최근에 공연 하루를 앞두고 취소된 뮤지컬 `록키` 사태 등 드러난 대형 뮤지컬 제작사들의 줄 이은 도산은 위축된 뮤지컬 시장을 더욱 침체시켰다.

이에 가세한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일명 김영란법)은 한정된 한국 뮤지컬 시장을 더욱 옥죄고 있다. 그동안은 좌석의 절반 이상을 메세나 기업의 후원으로 명맥을 유지하던 클래식 시장과 공기업을 포함한 기업 협찬 및 단체 관람으로 뮤지컬 시장이 활기를 띠었지만 김영란법 시행으로 사전에 기획된 단체 관람 건들이 취소 또는 무기한 연기되고 있다.

현재 한국의 뮤지컬은 규모와 창작 여부로 구분할 수 있다. 1000석 이상의 대극장 뮤지컬과 중소극장 규모 뮤지컬, 해외 유수 작품의 라이선스를 구입해 국내 배우들로 구성된 라이선스 작품들과 국내외 창작진이 제작한 창작 작품으로 크게 구분된다.

10여년 전만 해도 국내 배우들로 구성된 라이선스 또는 창작 작품보다 이른바 오리지널 캐스트라고 하는 오리지널 내한공연이 흥행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오페라의 유령` `캣츠` `노트르담 드 파리` `로미오 앤 줄리엣` 등이 대표 작품으로, 대형 뮤지컬 공연장에서 연이은 흥행을 이어 갔다.

하지만 높은 라이선스 비용과 배우 개런티, 계약서에 명시된 무대, 조명, 음향 등 아주 까다로운 제약 조건 때문에 한국 뮤지컬 시장 활성화에 일조하긴 했지만 정작 수입사는 큰 재미를 보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몇 년 동안 오리지널 뮤지컬 내한은 눈에 띄게 줄었다. 창작 작품과 국내 배우, 제작진이 만든 크고 작은 해외 라이선스 작품은 연간 100여편 쏟아지고 있다. 국내 뮤지컬 시장이 성장하면서 스타 뮤지컬 배우의 탄생, 뮤지컬 전문 마니아 관객의 형성 등 시그널로 국내 뮤지컬 시장이 성장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포화된 한국 뮤지컬 시장에 중소형 뮤지컬 회사들이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시장의 혼돈은 가시화됐고, 미국의 브로드웨이나 영국의 웨스트엔드 무대에 올라가는 유수의 작품들과 질 면에서 비교되면서 눈높이가 높아진 관객들에게 수준 낮은 작품들로 철저한 비판을 받으면서 적지 않은 뮤지컬 관련 회사들이 조용히 사위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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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아이다` 중 공연장면. (사진제공 = 신시컴퍼니)

일부 뮤지컬 전문가들은 지금의 냉혹한 시장 속에서 살아남는 소수의 뮤지컬 회사가 앞으로 국내 뮤지컬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최근 공연을 하루 앞두고 대관료를 한 푼도 지급하지 못해 결국 무대에 올리지 못한 뮤지컬 `록키`의 제작사 엠뮤지컬아트는 `삼총사` `신데렐라` `잭 더 리퍼` 등 1000석 이상의 대형 뮤지컬 공연장에서 해외 라이선스 작품을 주로 제작한 중견 뮤지컬의 제작 기획사였다는 점은 의미심장하다.

업계에서는 이미 적신호를 감지했지만 쉬쉬하는 분위기였다. 사실상 엠뮤지컬 아트뿐만 아니라 몇몇 대형 기획사 또한 비슷한 상황이 감지되고 있다.

올 연말에 예정된 대형 뮤지컬을 살펴보면 유일하게 대기업인 CJ그룹에서 제작하는 `보디가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흥행을 통해 기업 건전성을 유지하면서 업계에서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쇼미디어그룹(대표 박영석)의 `오!캐롤` `모차르트` `엘리자벳`, 주로 대형 유럽 라이선스 작품을 통해 흥행을 이어 가고 있는 EMK뮤지컬컴퍼니(대표 엄홍현)의 `몬테크리스토` `팬텀` `맘마미아` `시카고`, 브로드웨이 전통의 안정된 작품들을 바탕으로 견고하게 운영되고 있는 신시컴퍼니(대표 박명성)의 `아이다` 등이 눈에 띈다.

이 가운데 `오!캐롤`과 `팬텀`은 해외 라이선스 작품이지만 음악 또는 대본만 구입해 한국의 창작진이 한국의 정서를 가미, 재창작 과정을 거쳐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 낸 일종의 `스몰 라이선스` 형식으로 제작하고 있다.

스몰 라이선스의 경우 뮤지컬에서 매우 중요한 뮤지컬 넘버(뮤지컬의 노래)만을 주로 구입하거나 해외 배우를 제외한 모든 권리를 구입, 100% 카피(Replica)를 전제로 한 풀 라이선스 작품보다 훨씬 좋은 조건으로 국내 실정에 맞추어 제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풀 라이선스의 경우 작품에 따라 전체 입장권 판매 금액의 10~18%를 해외 권리자에게 지급해야 하지만 스몰 라이선스의 경우 5~8%까지 내려간다. 이 때문에 국내 흥행에 따라 해외에 지급하는 금액이 현저히 적어지기 때문에 제작사의 재무 구조를 견고하게 하고 국내 제작진의 재창작 능력이 향상되는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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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캐롤`을 제작하고 있는 쇼미디어그룹 박영석 대표는 “매력을 끄는 해외 작품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와 같이 작품 타이틀이 인지도가 있거나 `애드거 앨런 포` `오!캐롤` 등과 같이 뮤지컬 넘버가 있는 작품이다. 특히 `오!캐롤`은 스토리 자체는 미국형의 가벼운 감성이어서 아쉬움이 있지만 닐 세다카의 원곡들을 한국 스토리로 풀어 갔을 때 `맘마미아` 같은 에너지를 발산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면서 “`오!캐롤`을 풀 라이선스가 아니라 세다카 음악 중심으로 미국의 원작자와 스몰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고, 현대 감각으로 편곡하고 스토리를 현격히 보강해 제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가 제시한, 급격히 위축된 국내 뮤지컬 시장에서 살아남는 방법은 작품 자체의 퀄리티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고 관객들의 눈높이가 높아진 만큼 뮤지컬 콘텐츠 자체의 수준을 높이는 것이다. 해외에서 무작정 유명하거나 흥행됐다고 반드시 국내 시장에서 흥행한다는 법칙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시장의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미다.

뮤지컬을 즐기는 관객들은 새로운 작품에 대한 기대와 호기심을 충족시키기 위해 비싼 티켓 가격에도 시간과 비용을 할애한다. 결국 충성도 높은 관객들의 기호에 부합하기 위해서는 무분별하게 해외 작품을 수입하기보다 국내 시장 실정에 적합한 전략 작품 선택과 제작 방식, 양질의 제작 능력, 관객의 눈높이를 해석하고 이를 마케팅 및 홍보 등을 통해 전달할 수 있는 시스템화된 뮤지컬 회사에서 철저히 준비한 작품들만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천상욱 전자신문엔터테인먼트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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