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온뉴스 최민영 기자] 하석진은 그동안 출연했던 작품에서 엘리트 직업에 박력은 있지만 인성은 그다지 좋지 않은 캐릭터를 주로 맡았다. ‘혼술남녀’와 ‘1%의 어떤 것’이 그랬고, 최근 출연했던 tvN ‘연극이 끝나고 난 뒤 – 아이언레이디’에서도 비슷한 역할이었다.
계속 비슷한 캐릭터로 이미지가 굳어지는 게 걱정되지 않느냐고 묻자 동의를 하면서도 자신은 아직 더 검증 받아야할 게 많은 배우라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저도 다른 캐릭터 연기를 많이 해보고 싶은데 아직 제가 고를 수 있는 단계는 아닌 것 같아요. ‘연극이 끝나고 난 뒤’에서도 이민혁 씨나 안보연 씨와는 달리 제 포지션 상 나쁜 남자 역할을 할 수밖에 없었죠. 앞으로 다른 작품을 통해서 더 많은 가능성을 보여주는 게 숙제인데 기회가 된다면 더 많은 캐릭터에 도전해보고 싶어요.”
‘혼술남녀’가 첫 방송하기 전 하석진은 시청률이 3% 이상 넘을 경우 전신 타이즈(쫄쫄이)를 입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드라마가 인기를 끌면서 목표했던 시청률보다 높은 수치가 나오자 그는 고정으로 출연 중인 tvN ‘뇌섹시대-문제적 남자’에서 스파이더맨 타이즈를 입고 등장해 공약을 이행하기도 했다.
“그때 다들 이게 뭐가 쫄쫄이냐면서 실망했었어요. 나중에 여러 가지로 더 피해를 볼 것 같다는 느낌도 들었죠. 공약을 물어볼 때 마땅한 게 생각이 안 나서 이렇게 얘기했었는데 정말 진정석처럼 차려입고 사람 많은 곳에서 혼술하는 모습을 셀카로 찍는 걸 공약으로 해보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이 나중에 들어서 아쉬웠던 점도 있어요.”
하석진은 과거 출연한 방송에서 스튜어디스와 연애한 적 있다고 솔직하게 밝혀 화제가 됐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사실이 부풀려져 와전되는 것에 대해 억울함을 토로했다.
“스튜어디스 소문은 너무 억울해요. 프로그램에서 한 번 언급한 것뿐인데 제가 마치 스튜어디스 분들을 여러 명 만나고 다닌 바람둥이처럼 이상하게 소문이 났어요. 저는 평소에 전화도 잘 안 오고 인간관계가 좁은 편이에요. 그렇게 오해하고 계신 분들이 많아서 억울한 부분이 많아요. 어쨌든 이제 결혼할 나이도 됐고 해서, 좋은 사람을 빨리 만나고 싶지만 아직 만나지 못했어요. 그래서 박하선 씨와 민진웅 씨에게 소개팅 해달라고 부탁하는데 잘 안 해주려 하더라고요.”
현재 애인이 없는 하석진의 관심사는 집안일이었다. 정리정돈 마니아로 잘 알려진 평론가 허지웅 만큼은 아니지만 성능 좋다는 최신형 청소기도 직접 꼼꼼히 조사해서 구매할 정도다.
“시간 날 때는 집에서 빨래와 설거지하는 게 일이고, 청소는 취미처럼 하고 있어요. 얼마 전에는 요즘 잘 나간다는 D사 무선 청소기도 새로 샀죠. 하지만 허지웅 씨 정도는 아니에요. 청소는 좋아하는데 정리정돈은 잘 못해요. 정리를 못하다보니 저희 집에 놀러오는 친구들은 제가 청소를 자주 하는 것도 잘 모르더라고요.”
지난 2005년 데뷔해 어느덧 10년차 이상의 배우가 된 하석진은 처음부터 열심히 노력하지 못했던 과거의 자신을 후회하면서도 그때의 경험이 본인에게 큰 교훈이 됐다고 털어놨다.
“데뷔한 지 10년이 넘기는 했지만 연기자로서 책임감이 생기고 직업의식을 가진 건 아직 5~6년밖에 안된 것 같아요. 100점 만점을 기준으로 점수를 준다고 했을 때 처음 5~6년은 저 스스로도 10점을 주기도 아까워요. 그래서 공명이 같은 친구들을 보면 부럽기도 하죠. 그 이후로는 제가 잘해서 누군가에게 욕심이 되는 배우가 돼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지난 시간동안 뭔가를 일구었다는 느낌보다 저 스스로 좋은 성장을 했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됐어요.”
이번 겨울까지 차기작을 선택하지 않고, 재충전의 시간을 갖겠다고 밝힌 하석진은 더욱 발전하는 배우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앞으로 어떤 역할을 맡든지 잘 어울린다는 이야기를 들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드라마도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셔서 감사했고, 계속 성장해나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매번 모든 작품이 잘될 거라는 보장은 없지만 하석진이라는 연기자는 계속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고 있다는 생각이 시청자분들에게도 들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습니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최민영 기자 meanzerochoi@entero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