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백남기 농민, 광주 민족민주열사묘역에 안장…국립 5·18 민주묘지로 이장 추진 가능성도 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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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방송 캡처

故 백남기 농민, 광주 민족민주열사묘역에 안장…국립 5·18 민주묘지로 이장 추진 가능성도 有

고(故) 백남기 농민이 광주 민족민주열사묘역(옛 망월모역)에 안장됐다.

백남기 투쟁본부는 지난 6일 오후 광주 북구 망월동 민족민주열사묘역에 고 백남기 농민 유해를 안장하고 장례일정을 마쳤다고 밝혔다.

하관식은 천주교 하관예례로 치러졌다. 성수와 향이 고인의 무덤 위에 뿌려졌고 유해가 놓였다. 고인의 유족은 흙을 유해 위에 덮은 뒤 국화를 살며시 올려놓으며 마지막 길을 눈물로 함께 보냈다.

하관식에 참석한 시민들이 헌화를 한 뒤 '박근혜 퇴진'과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며 고인의 마지막 길을 위로했다.

하관식에 앞서 이날 오후 고인의 고향인 전남 보성과 광주 금남로에서는 노제가 진행됐다.

금남로 옛 전남도청 앞 5·18 민주광장에 모인 시민 등 5천 여명은 고인의 넋을 위로했다.

노제는 민중의례, 연도낭독, 조사(弔詞·죽음을 슬퍼하며 표현하는 글이나 말), 조가(弔歌·죽음을 슬퍼하는 노래), 유가족 인사, 씻김굿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이어 투쟁본부는 노제를 마치고 광주 시내를 도는 운구행진을 벌였다.

이후 영락공원에서 화장 절차를 밟고, 과거 5·18 열사들이 묻혔고 이제는 민족민주열사들이 잠든 광주 북구 망월동 옛 5·18 묘역 민족민주열사묘지에 고인을 안장했다.

이곳에는 이한열과 이철규, 강경대, 김남주 등 46명의 민족·민주열사 유해가 안장돼 있다.

백남기 투쟁본부에 따르면 고인은 중앙대 총학생회 부회장이던 지난 1980년 5월8일 당시 박정희 유신 잔당(전두환·노태우) 장례식을 주도했고, 5월15일에는 중앙 4000인 한강도하를 이끌며 민주화 운동을 벌였다고 전했다.

같은해 5월17일 계엄포고령 위반 혐의로 계엄군에 체포돼 징역 2년을 선고받고 이듬해 3월 3·1절 특사로 풀려나기 전까지 6개월여 수형생활을 했다.

이에 유가족들은 고인이 경찰 물대포에 맞아 쓰러져 의식불명이던 올해 초 광주시에 5·18민주화운동 관련자 보상 신청서를 제출해 현재 심사가 진행 중이다.

이에 백남기 농민이 5·18 유공자로 결정되면, 국립 5·18 민주묘지로 이장도 추진될 가능성도 있다.

한편 고인은 지난해 11월14일 쌀 수매가 인상 공약 이행 등을 촉구하기 위해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민중총궐기에 참가했다가 경찰이 발포한 살수를 맞아 쓰러진 뒤 병원으로 옮겨졌고,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317일 동안 머물다가 지난 9월25일 숨졌다.

경찰은 백씨 시신에 대한 부검영장을 발부받고 공문을 보내거나 병력을 동원하는 등의 방식으로 집행 시도를 했으나 이를 반대하는 투쟁본부·시민단과의 대치 끝에 무산됐고, 고인이 숨진 지 41일 만에 고인의 영결식과 발인이 치러졌다.


한은숙 기자 esh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