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신규 풍력발전기 설치량이 115메가와트(㎿)로 작년 절반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예년보다는 보급량이 늘었지만 성장이 위축되면서 누적 보급량은 기가와트(GW)를 넘어서지 못했다.
6일 한국풍력산업협회 풍력설비 통계에 따르면 올해 새로 들어선 풍력발전 설비 용량은 115㎿에 그쳤다. 올해 연말까지 추가 설치될 풍력발전단지가 없기 때문에 설비용량은 더 이상 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신규 설치된 풍력발전단지 중 가장 큰 곳은 30㎿ 규모 평창풍력단지다. 이어 제주상명발전소(21㎿), 의령발전소(18.75㎿), 고원발전소(18㎿), 거창발전소(14㎿) 등 대형 발전단지와 탐라해상, 여수금성, 홍성모산도, 고원발전소 등이 올해 새로 세워졌다.
올해 신규 설치량 115㎿가 더해지면서 우리나라 누적 풍력 보급량은 948㎿를 찍었다. 신규 설치량이 급감하면서 연초 기대를 모았던 국가 누적보급량 GW 달성은 내년으로 미뤄졌다.
풍력업계는 올해 풍력발전 설치가 기대보다 부진한 이유로 전력도매가격(SMP) 하락과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계약시장 위축, 정부 REC 기준가격 사후발표 제도 등을 꼽았다.
SMP가 ㎾h당 60원대로 폭락하면서 풍력발전소 전력판매 수익이 급감했고, 수익감소는 신규 발전소 건설 프로젝트 지연으로 이어졌다. 당초 올해 착공·준공 예정이던 발전소 일부는 SMP 인상을 기대하며 발전소 건설시기를 늦췄다.
한국전력 발전자회사가 직접 신재생에너지 발전소 발굴에 나서 REC 계약시장이 위축된 것도 풍력 설치 위축요인으로 작용했다. ㎿ 이상급으로 규모가 큰 풍력발전소는 REC를 매입할 한전 자회사와 건설전에 장기 판매계약을 맺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지난 상반기 감사원에서 계약시장이 수의계약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국가계약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조사에 나서면서 이 거래가 얼어붙었다.
정부 REC 기준가격 사후발표 제도도 풍력발전 투자 저해요인이라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전년도 REC 거래가격을 분석해 이듬해 6월초에 기준가격을 발표한다. 이는 풍력발전소를 짓더라도 당해 REC 가치가 얼마일지 가늠하지 못한 채 REC를 매입하는 한전 발전자회사들과 계약을 맺어야 한다는 얘기다. SMP 하락으로 REC 판매가 전체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진 만큼, 투자자 입장에서는 불확실성이 늘어 투자를 꺼릴 수밖에 없다.
육상풍력 기준가격은 REC당 지난해 8만4768원, 2014년 6만1806원, 2013년 5만7039원이다. 올해 기준가격은 최근 현물시장 REC 가격이 17만원대까지 급증한 것을 감안하면 분명 오를 것으로 예상되지만, 정확히 얼마나 오를지는 내년 6월이 돼야 알 수 있다.
풍력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가 REC 기준가격을 미리 발표하면 발전사업자와 투자자들이 프로젝트별 수익성을 가늠해 투자할 수 있고, 그러면 보급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자료:한국풍력산업협회]
[자료:한국풍력산업협회]
함봉균 에너지/환경 전문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