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온뉴스 이소희 기자] 앞으로 두각을 드러낼 배우를 미리 찜하고 싶다면, 드라마 속 ‘남동생들’을 주목해야 한다.
드라마는 보통 두세 명의 주인공과 이들을 둘러싼 조연들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특히 요즘에는 주인공의 남동생 역할을 맡은 배우들이 조연의 역할을 훌륭하게 소화하며 시청자들의 레이더망에 포착되고 있다.
‘남동생들’은 주로 얼굴을 막 알리기 시작한 신인배우 혹은 꾸준히 활동을 해왔지만 인지도를 올릴 결정적인 작품이 필요한 배우들이다. 작품에 신선함을 주면서 모나지 않은 연기력으로 조화를 이루는 이들이 선호되는 자리인 것이다.
성공한 남동생으로는 배우 안재현이 대표적이다. 안재현은 2013년 12월 방송된 SBS ‘별에서 온 그대’에서 전지현의 동생으로 출연, 시니컬한 고딩일진 역할을 소화하며 남다른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후 그는 일명 ‘스타제조기’ 나영석 PD의 ‘신서유기2’부터 tvN 드라마 ‘신데렐라와 네 명의 기사’의 주연 자리를 꿰찼다.
드라마 속 남동생은 주인공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극의 흐름을 잡고 방향을 유도하며 이야기의 물꼬를 터준다. 또 ‘동생’이라는 위치를 활용해 반전매력 등을 발휘하며 여성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역할도 한다. 국민 여동생 타이틀처럼 ‘국민 남동생’에도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최근 종영한 tvN 혼술남녀’에 출연한 신인배우 공명은 ‘고쓰(고급스러운 쓰레기)’라고 불릴 정도로 냉혹한 진정석(하석진 분)의 동생으로 나왔다. 극중 공명은 늘 절친들의 싸움을 중재하고 자신도 모르는 ‘심쿵멘트’를 날리는 공명 역을 맡았다. 그의 자상하고 성숙한 면은 형 진정석과 비교되며 극대화됐고, ‘사귀고 싶은 연하남‘ 타이틀을 부여했다.
또 공명은 진정석과 티격태격대며 싸우며 웃음을 자아내고, 진정석과 같은 여자를 좋아해 긴장감 넘치는 구도를 만들며 중요한 역할을 해냈다.
젊은 남배우들의 대거 출연으로 화제를 모았던 SBS ‘달의 연인: 보보경심 려’에서는 지수가 단연 눈에 띈다. 드라마 속 지수는 왕요(홍종현 분)와 왕소(이준기 분)를 형으로 둔 막내로 자랐다. 철부지 같으면서도 은근히 성숙한 모습들을 소화하며 동생 역할의 포인트를 잘 활용했다.
‘질투의 화신‘에서는 김정현이 극중 표나리(공효진 분)의 동생 표치열로 분했다. 아직 10대 학생이지만, 과묵하게 누나를 챙기며 설레면서도 믿음직스러운 면을 보여주고 있다. ’동생‘이라는 틀과 반대되는 듬직한 매력은 인기를 끌기에 충분했고, 첫 드라마 출연에도 남다른 존재감을 톡톡히 드러냈다.
김정현은 엔터온뉴스와 전화통화에서 “길거리를 다니면 알아봐주시는 분들도 계시고, 극중 이름을 불러주시거나 ’공효진 동생 아냐?‘라고 말해주시는 분들도 생겼다”고 말했다.
아울러 작품에서 남동생 역할로서 가지는 역할에 대해서는 “치열이 만큼 전폭적인 나리의 편이 없다. 누나가 힘들 때 지지해주고 서로 안심할 수 있는 관계여서 나리 캐릭터가 좀 더 편하게 감정을 표현할 수 있게끔 만들어준다”며 “치열이는 주인공들끼리 갈등이 있을 때 적당한 숨구멍을 틔어주며, 삼각관계에서 적당한 텐션을 줄 수 있는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공항가는 길’에서 최수아(김하늘 분)의 동생 최제아로 출연하는 김권은 많은 분량에 출연하지는 않지만 송미진(최여진 분)과 박진석(신성록 분)의 관계를 의심하고 폭로하며 수아의 심리적 변화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하고 싶은 말을 마음대로 하지 못하는 성격의 수아와 반대로 직설적인 대사를 날리는 김권은 극의 속도감을 높이고 후련함을 선사하기도 한다.
김권은 엔터온뉴스에 “시청자 분들이 중간중간 던지는 돌직구 대사가 속 시원하다고 해주신다”며 “제아는 홀어머니 밑에서 자란 인물이기 때문에 누나와 사이가 유독 돈독하다. 때문에 누나와 관련된 일에 있어서는 직설적이며, 잘못된 건 바로 잡아야 하는 사이다 같은 역할을 한다”고 극중 역할을 설명했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이소희 기자 lshsh324@entero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