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최측근' 고영태, 1박2일 2차 참고인 조사 후 귀가 "솔직하게 소명했다"
'국정농단' 파문 최순실(60·최서원으로 개명)씨의 최측근 고영태(40)씨가 지난 30일 오후부터 1박 2일에 걸친 참고인 조사를 마치고 오늘(31일) 오후 귀가했다.
고경태 씨는 이날 오후 1시 45분께 검찰 청사를 빠져나가면서 "보고 겪었던 일들에 대해서 검찰에 솔직하게 소명하고 나왔다. 물의를 일으켜서 죄송하다"라고 말했다.
고 씨는 '최씨가 연설문을 수정한 것을 봤느냐', '최씨가 국정농단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검찰에 소신껏 얘기했다. 수사가 마무리되면 다 (밝혀질 것)"이라고 답했다.
특히 고 씨는 문제의 태블릿PC는 자신의 것도 아니며 최 씨가 사용하는 것을 본 적도 없다고 다소 강한 어조로 밝혔다.
고 씨는 지난 27일 밤 9시 30분께 검찰에 자진 출석해 2박3일에 걸쳐 40시간 가량 사실상 '합숙조사'를 받고 지난 29일 정오께 귀가했다.
그는 이튿날 오후 2시 다시 검찰에 출석해 24시간가량 2차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고 씨를 상대로 최씨가 박근혜 대통령을 청와대 관저에서 만났는지 여부 등을 캐묻는 등 최 씨의 행적을 집중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 씨는 최 씨의 미르·K 스포츠재단 운영·설립 과정과 청와대 문건 유출을 비롯한 최 씨의 국정농단 의혹을 밝힐 핵심 인물로 전해졌다.
펜싱 국가대표 선수 출신인 고 씨는 운동을 그만두고 한때 강남에 있는 여성들을 주 고객으로 한 유흥업소에서 일한 적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2008년께 패션 업계에 발을 들인 그는 잡화 브랜드 '빌로밀로'를 만들었다.
박근혜 대통령이 2013년 초 당선인 신분으로 자주 들고 다녀 눈길을 끈 회색 핸드백이 이 브랜드 제품이다.
최 씨와도 가까운 사이가 된 그는 최 씨가 소유하며 K스포츠재단 자금을 빼돌리는 통로로 활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독일과 한국의 업체 '더블루K' 일에 관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최근 들어 최 씨와 관계가 틀어지면서 최 씨의 그동안 행보를 고 씨가 폭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 씨는 방송 인터뷰에서 최 씨가 대통령의 연설문을 고치는 것을 직접 목격했다고 여러번 밝혔고, 최 씨가 박 대통령의 '문화융성 정책'에 일부 개입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은숙 기자 esh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