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총장 강성모)는 양찬호 물리학과 교수팀이 전기장을 통해 비자석 물질이 자성을 갖게 하거나, 자석의 자성을 없애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자성 상태로 데이터를 쓰거나 지울 수 있게 돼 새로운 자성 기반 저장 매체를 개발할 수 있다.
자성 정보는 매체 내 기록 속도가 빠르다. 흔적 없이 쓰고 지울 수 있어 매체의 피로 누적 현상도 피할 수 있다.
그동안 자기장으로 매체에 자성 정보를 쓰거나 지우는 연구가 진행됐는데, 자기장을 작은 공간에 집중시킬 수 없다는 기술적 한계가 있었다. 자기장이 집중되지 않으면 목표된 곳에 인접한 셀(Cell·저장 매체 최소 저장단위)의 자성도 변화시켜 데이터를 망가뜨린다.
연구팀은 `자기전기 상호작용`으로 자성 상태를 조절했다. 자기장 대신 전기장을 활용해 자성상태를 조절하는 데 성공했다. 전기장으로 무질서하게 놓인 셀을 일정하게 정렬시키고, 다시 무질서한 상태로 돌릴 수 있음도 증명했다.
자기전기 현상은 통상 극저온이나 고온에서 가능했지만 이번 기술은 화학적 도핑으로 상온에서도 작동 가능해 차세대 정보 저장 소자 상용화 발판이 될 전망이다.
양 교수는 “기존 자기장이 아닌 전기장을 활용해 빠르고 안정성 높은 저장매체 구현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