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후 4시 소셜벤처 인큐베이터 언더독스가 서울 롯데액셀러레이터 강당에서 6주간 교육을 마친 예비 창업가 10명을 대상으로 데모데이를 열었다. 서로 다른 아이템으로 창업하길 희망하는 사람들끼리 2~3명씩 팀을 이뤄 사업계획을 발표하는 자리다. 이제 갓 대학교를 졸업한 20대부터 나이 지긋한 어르신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모였다. 하지만 이들에겐 공통점이 있다. 사회에 도움이 되는 혁신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사업에 성공하겠다는 것이다.
언더독스는 지난해 4월 창업학교를 세웠다. 국내 최초로 사회혁신 창업가 양성 프로그램을 도입해 지금까지 70여명이 수료했다. 창업 경험이 없더라도 열정만 있으면 누구에게나 입학 기회가 주어진다. 이번 졸업식에는 창업률 100%를 기록한 다섯 번째 기수 10명이 참석했다.
이날 장례비용을 줄이겠다고 나선 한 팀은 “IT로 장례서비스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 고객 선택권을 늘리고 비용 거품을 빼겠다”면서 “일거리가 없는 장례지도사와 유휴 장례식장도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를 통해 장례비용이 없어 걱정인 사람들과 아이들 장례식을 무료로 치러주겠다는 포부도 덧붙였다.
맞벌이 자녀 부부를 대신해 손자를 봐주는 할머니, 할아버지 수고를 덜어주겠다는 팀도 나왔다. 경로당과 연계해 아이를 믿고 맡길 수 있는 서비스를 찾아낸 것이다. 먼저 아파트단지를 대상으로 영업을 시작한 뒤 사업영역을 계속 넓혀나갈 목표다. 이들은 “교육 기간 내내 아이들과 노인들을 만나기 위해 잡상인 취급도 감수하며 현장을 누볐다”고 사업화 과정을 소개했다.
언더독스는 이들과 같은 사회적 기업을 키운다. 6주간 교육은 무료다. 회사 내부 5개 자회사 대표들이 멘토링을 제공, 실전 창업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돕는다. 아이디어는 물론 팀원도 찾아준다. 이미 6개 기업을 탄생시켰다. 이 같은 성과가 입소문을 타면서 공공기관과 일반기업에서 위탁교육을 맡아달라는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김정헌 언더독스 대표는 “과거 비영리단체에서 10년간 봉사하면서 누군가를 도와야겠다고 생각했다”면서 “비슷한 생각을 갖은 동료 사회적 기업이 늘수록 저절로 힘이 생긴다”고 전했다.
최종희기자 choi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