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온뉴스 최민영 기자] ‘예능인력소’는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 걸까? 예능계에서 내로라하는 인재들을 스카우트했지만 정상 궤도에 오르는 데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2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 아모리스홀에서 tvN 예능프로그램 ‘예능인력소’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예능인력소’는 국내 최초 예능인 공급 인력소를 표방하는 프로그램이다. 예능 문외한, 예능 꿈나무, 예능 재도전자 등 아직 빛을 못 본 방송인들을 새롭게 조명하고, 이들의 방송 일자리 찾기를 적극 지원해주는 취지를 갖고 있다.
방송인 김구라를 비롯해 이수근, 김흥국, 서장훈, 조세호가 MC를 맡고 있으며, 매주 ‘바라지’와 ‘빛날이’가 짝을 이뤄 한 팀으로 출연한다. ‘빛날이’는 예능원석, ‘바라지’는 뒤에서 이들을 지원해주는 스타를 뜻한다.
연출을 맡은 박종훈 PD는 “‘예능인력소’는 신인 발굴을 위해 제작했다. 요즘 신인들이 출연할 프로그램이 별로 없어 이런 프로그램을 마련했다”며 “신인들이 부각을 많이 받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는데 김구라 씨도 평상시에 똑같이 생각하고 있어 함께하게 됐다”고 제작 의도를 공개했다.
김구라 역시 “채널은 많아졌지만 정작 신인들의 방송 출연 기회는 줄어들었다. 요즘은 대부분 검증된 예능인만 원한다”며 “대놓고 멍석을 깔아준다는 포맷이 부담이 될 수도 있지만 자신의 얼굴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0일 첫 방송한 ‘예능인력소’는 현재 2회까지 방송됐고, 총 4회까지 녹화를 마쳤다. 쟁쟁한 예능 스타들이 뭉쳤기 때문에 많은 기대가 모아졌지만 프로그램 초기 반응은 그다지 좋지 않다.
출연진도 이런 반응을 모르지 않았다. 김구라는 “‘예능인력소’가 시작하자마자 위기에 봉착했다. 1,2회 방송 후 지적된 문제점들을 격렬한 내부 토의 끝에 수정 중”이라며 “제작진이 김흥국 씨의 코너 ‘들이대 방’을 이번 주 녹화부터 폐지하고, 불필요한 부분들을 없애기 위해 많은 부분을 고쳐나가려 한다”고 말했다.
이날 1시간 정도 진행된 기자간담회는 마치 라이브 토크쇼를 보는 것처럼 MC들의 입담이 빛났다. 대본이 따로 없어도 다섯 명의 MC는 순발력 넘치는 멘트와 재치 있는 농담을 주고받으며,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MC들의 ‘케미’와 능력이 방송에서 제대로 비춰지지 않는다는 건 프로그램 포맷과 제작진에 문제가 있다고 볼 수 있다. 다섯 MC가 따로 토크쇼를 하는 게 훨씬 재밌을 것 같다는 의견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물론 아직 2회밖에 방송이 안됐고, 제작진 또한 전면적인 변화를 예고했기 때문에 더 지켜봐야겠지만 현재까지는 시청자들의 기대에 전혀 부응을 못했다.
그럼에도 출연진은 신인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려는 프로그램 취지를 강조했다.
이수근은 “현장에서 손발이 오그라들기도 하고 재미없는데 재밌는 척 하는 등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다"며 "그래도 후배들에게 계속 기회를 주고 싶다. 신인들의 예능 오디션 프로그램 같은 방송이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김구라 또한 “tvN과 시청자들이 ‘예능인력소’를 신생아처럼 애정을 갖고 기회를 줘서 100회 정도만 지켜봐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프로그램의 기획 의도와 포맷은 좋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뜻을 가지고 있더라도 재미가 없다면 예능으로서의 가치는 금방 떨어지고, 신인들에게 부여할 수 있는 기회 역시 금방 사라질 가능성도 크다.
1,2회 방송에서 드러난 문제점들을 보완하겠다는 제작진의 공언처럼 이 프로그램이 달라진 모습으로 ‘예능인력소’ 간판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예능인력소’는 매주 월요일 오후 9시40분 방송한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최민영 기자 meanzerochoi@entero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