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글 2호에 이어 스키아파렐리까지 화성의 저주 지속되나

이달 16일 모선 가스추적궤도선(TGO)로부터 분리된 탐사로봇 스키아파렐리가 연락돼지 않아 화성의 저주에 빠진 것 아니냔 우려가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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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항공우주국(ESA)직원이 가스추적궤도선(TGO)로부터 분리된 탐사로봇 스키아파렐리 연락상활을 점검하고 있다.

BBC 등에 따르면, 유럽우주국(ESA)과 러시아 연방우주국이 19일(현지시각) 화성 탐사로봇 스키아파렐리가 착륙성공 신호를 보내오길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다. TGO를 비롯해 화성 궤도를 도는 인공위성들이 스키아파렐리의 상황을 추적하고 있지만 아직 신호나 위치를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착륙 과정에서 스키아파렐리가 고장 났거나 파괴됐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스키아파렐리에는 착륙시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낙하산과 공기주머니 장치 등이 달렸다

ESA는 아직 기대를 접지 않았다. 문제는 스키아파렐리에겐 자체 동력 충전 기능이 없기 때문에 착륙 후 수일 동안만 작동하도록 설계돼있다는 점이다.

ESA는 홈페이지에 20일 오전 10시(한국시간 20일 오후 5시) 독일 중부 도시 다름슈타트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상황을 밝힐 예정이라고 밝혔다.

ESA 엑소마스 프로젝트 책임자 파올로 페리는 19일 “관계자들이 밤새 데이터를 찾을 것”이라면서 “원격측정(telemetry)을 통해 무슨 일이 있는지, 왜 통신이 이뤄지지 않는지 알아낼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또 “내일(20일) 아침이면 랜더(스키아파렐리)를 잃은 것인지, 아니면 되찾을 것인지 알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만약 스키아파렐리가 화성 착륙에 실패한 것으로 최종 확인될 경우, ESA에게는 비글 2호 화성탐사 로봇에 뒤이은 뼈아픈 실패로 기록된다.

비글 2호는 ESA가 2003년 6월 2일 유럽 최초의 화성 탐사선 마스 익스프레스 호에 실어 발사했던 33.2㎏짜리 화성 착륙선이다. 마스 익스프레스는 2003년 12월 25일 화성 궤도에 진입한 뒤, 비글 2호를 분리시켰다. 비글 2호는 모선에서 분리된 뒤 화성 대기권에 진입해 착륙을 시도했지만 착륙 직후 통신이 두절됐다. 2004년 2월 6일 이후 실종됐다. 결국 ESA는 2월 11일 비글 2호의 실종을 공식발표했다. 2015년 1월 16일, 미항공우주국(NASA)은 화성 정찰 위성이 비글 2호 모습을 12년만에 화성 표면에서 포착했다며 사진을 공개한 바 있다.

`엑소마스`는 `화성 우주생물학(Exobiology on Mars)`의 줄임말로, 1차 탐사우주선 발사와 2차 탐사로봇 투입으로 이뤄지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핵심은 생명체의 단서인 메탄 가스를 탐지하는 것이다. 메탄은 미생물에 의해 주로 배출된다. 화성에서 메탄이 포착됐다는 것은 생명체가 있을 수도 있다는 의미다. TGO는 화성의 메탄이 지질 성분에 의해 발생한 것인지 미생물에 의해 생긴 것인지 규명하는 목표를 갖고 있다..

1차 탐사 활동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경우, ESA는 이르면 2018년 또는 2020년 화성에 다시 탐사 로봇을 투입해 지질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만약 스키아파렐리가 화성 착륙에 실패한 것으로 드러난다면, 엑소마스 프로젝트의 일정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이경민 성장기업부(판교)기자 km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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