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청년실업 해법, 창조적 산·학 협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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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민 성신여대 교수

청년 실업 문제가 심각하다. 통계 지표는 청년 실업 문제가 점차 악화되고 있음을 보여 준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 따르면 올해 청년 실업률은 12.5%로, 통계 조사가 시작된 이래 최악을 기록했다. 대학을 졸업한 청년 51%가 부모에게 재정 지원을 받고 있었다.

다행히 청년 실업의 심각성에 많은 사람이 공감했다. 정부, 기업, 대학, 비영리 단체 등 다양한 조직과 기관이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필자 개인으로는 청년 실업 문제 해결을 위해 더 많은 기업이 나서길 바란다.

교육 현장에 기업이 적극 참여해 학생들의 고민을 경청하고 소통 기회를 늘린다면 바람직한 산·학 협력이 이뤄질 것으로 믿는다.

산·학 협력은 기업과 교육 기관이 서로 추구하는 목적을 좀 더 쉽게 달성하기 위한 전략 차원의 시도로 정의할 수 있다. 전공과 분야 구분 없이 다양한 목표 추구와 문제 해결을 위해 산·학 협력이 유효적절하게 적용될 수 있다.

안타깝게도 많은 사람이 산·학 협력은 대부분 이공계 분야에 적용되는 것으로 생각한다. 시장에서 상용화가 가능한 특별한 기술 개발이 주된 목표라고 이해하는 사람도 많다.

산·학 협력을 이렇게 좁은 영역에 한정할 필요는 없다. 청년 실업이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더욱더 산·학 협력이 창의 및 도전 정신을 바탕으로 이뤄져야 한다. 예를 들어 취업이 더 어려운 인문, 사회, 경제, 경영 계열 학과와 산·학 협력을 추진하면 어떨까. 대학의 상생 가능성을 확대해 주고 청년 실업 문제 해결의 실마리도 제공할 수 있다.

정교한 산·학 협력 프로그램이 효과 높게 실행되면 대학은 더 향상된 현실감과 경쟁력을 갖춘 인재를 육성할 수 있다. 기업도 당장 실무에 투입 가능한 인재를 얻을 수 있다. 기업과 대학 간 공유 가치 창출(Creating Shared Value)을 통해 서로 원하는 바를 획득하고, 나아가 기업과 대학이 공동으로 심각한 사회 문제 해결에 일조하는 최상의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다행히 산·학 협력의 중요성과 필요성이 조금씩 확산되는 것 같다.

지난해 대구대에서 열린 `인문사회 산학협력 포럼` 참석자들은 이공계 중심의 산·학 협력에서 벗어나 인문, 사회, 예체능 등 비이공계 분야로 외연이 확장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업도 이런 주장에 공감하는 것 같다.

롯데백화점 광주점은 전남대와 연계, 의류학과 현장 실습을 돕고 인턴으로 채용하는 산·학 협력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흥국생명은 연세대와 연계해 기업 마케팅 과제를 공유하고 참신한 마케팅 아이디어와 브랜드 홍보 전략을 공모하는 등 다양한 산·학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

KT는 10개 대학과 `청춘氣UP`이라는 슬로건으로 산·학 협력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KT가 실제 고민하는 브랜드 홍보 과제를 대학 수업과 접목시키는 것이 골자다. 미디어와 커뮤니케이션, 광고, PR, 경영 등을 전공하는 학생은 KT 임직원처럼 다양한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해 문제 해결 방안을 도출한다.

새로운 산·학 협력 시도가 모두가 만족할 만한 결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연구실 중심의 산·학 협력에서 벗어나 기업과 대학이 다양한 전공과 분야에서 힘을 합쳐 공동 문제를 해결하고 상생을 모색하는 시도가 더욱 많아지기를 희망한다. 결국 청년 문제는 우리 모두의 문제이고, 우리 모두가 현명하게 그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이형민 성신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hmlee@sungshi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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