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국가산업단지에 블록형 마이크로그리드가 구축된다. 국내 산업단지에 마이크로그리드를 구축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마이크로그리드(Micro-Grid)는 기존의 광역 전력시스템으로부터 독립된 분산 전원을 중심으로 정보기술(IT) 기반 통신 및 제어기술을 융합 구성한 국소 형태의 전력 공급 시스템이다.
대구시는 12일 시청 별관에서 `국가산단 블록형 마이크로그리드 구축사업` 착수보고회를 열고 오는 2018년까지 총 490억원(국비 265억원, 시비 30억원, 민자 195억원)을 투입해 산단 건설단계에서부터 하이브리드 에너지저장장치(ESS), 융복합분산전원, V2X(Vehicle to Everything) 테스트베드, 종합정보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사업은 지난달 공모 절차를 거쳐 선정된 SK텔레콤컨소시엄이 주관한다. 컨소시엄에는 삼성SDI, 서창전기통신, 국제전기, 아이디정보시스템, 대성히트펌프 등이 참여한다.
하이브리드 ESS는 기존의 ESS에 비상발전기나 무정전 전원장치(UPS) 기능을 결합한 에너지효율화 시스템이다. V2X는 전기자동차와 전력망을 연결한 상태에서 전기차에 저장된 전력을 전력망으로 전송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마이크로그리드는 대구국가산단에 입주하는 134개 분양업체를 대상으로 구축된다. SK텔레콤 컨소시엄은 이들 기업을 대상으로 27㎿급 하이브리드 ESS와 6㎿급 융·복합 분산 전원을 구축, 공장 건축 단계에서부터 마이크로그리드 시스템을 도입하도록 할 계획이다.
전력생산은 태양광과 지열, 풍력, 연료전지 등 입주기업 수요를 분석해 설비를 구축한다. 각 설비를 구축하는 비용의 50%는 사업비를 통해 지원하고 나머지는 해당 기업이 부담한다.
이를 위해 SK텔레콤 컨소시엄은 조만간 입주 기업 대상으로 사업설명회를 열어 수용가별 상담 및 경제성 분석 검토 작업에 착수한다.
대구국가산단 내 마이크로그리드는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를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단방향 수직 구조인 기존의 전력시스템에서 독립된 분산 전원이 핵심이다. 여기에 IT 기반의 통신 및 제어기술을 융합, 소규모 전력공급시스템으로 구성한다.
마이크로그리드가 구축되면 입주 기업의 수요 전력을 낮추고 전력 부하 변동을 체계화해 관리할 수 있다. 또 에너지 효율화를 통한 전력요금 인하 및 생산원가 절감에도 도움을 준다. 시는 사업이 완료되면 대구국가산단의 전력 자립도를 80%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손봉익 대구시 청정에너지과 에너지정책팀장은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대규모 마이크로그리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는 울릉도, 서울대, 가파도에 구축했거나 구축하고 있지만 에너지 수요가 많은 산업단지를 대상으로 구축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