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편결제·송금분야 IT기업 압도적 승...체면구긴 금융사

삼성페이,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등 IT기업 간편결제 및 송금서비스가 금융사 서비스를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금융사 고유 업무로 불리는 결제, 송금서비스에 IT기업이 깊숙이 침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1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6년 2분기 간편결제와 간편송금을 합친 신종 전자지급서비스 이용실적(금액기준)에 따르면 전자금융업자와 금융회사 비중은 각각 99.6%, 0.4%로 전자금융업자가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자금융업자가 제공하는 신종 전자지급서비스 이용실적(일평균)이 92만건, 253억원으로 전기대비 각각 84.4%, 60.8% 증가해 신종 전자지급서비스 시장 성장세를 주도했다.

금융회사가 제공하는 신종 전자지급서비스 이용실적은 7000건, 1억원으로 전기대비 각각 15.7%, 18.4% 증가하는데 그쳤다.

한국은행이 간편결제와 간편 송금 관련 통계를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까지 간편결제·송금 서비스 이용이 많지 않았지만, 올해부터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이용자와 건수가 빠르게 늘고 있어 별도 통계를 만들었다는 것이 한은의 설명이다.

간편결제는 지급카드 정보 등을 모바일기기에 미리 저장해두고 거래 시 비밀번호 입력, 단말기 접촉만으로 결제하는 시스템이다.

간편송금은 모바일기기를 이용해 계좌이체 등의 방법으로 충전한 선불금을 전화번호, SNS 등을 활용해 수취인에게 송금하는 서비스다.

이번 간편결제 통계는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K페이` `시럽페이` `삼성페이` `SSG페이` 등 국내 11개 제공업자를 대상으로 했다.

간편송금 통계는 `토스` `위비캐시(우리은행)` `N월렛(KEB하나은행)` IBK 원페이(기업은행), 하나머니(하나카드) 등 국내 8개 제공업자를 기준으로 했다. 간편결제 서비스 제공업체 중 금융사는 한 곳도 없었다.

6월 말 현재 간편결제 서비스 이용을 위해 등록된 카드수는 총 2817만매였고, 2분기 중 이용실적(일평균)은 207억원이었다. 1분기와 대비해 각각 82.9%, 53.3% 증가한 수치다.

간편송금은 IT기업들의 압승이었다. 이용을 위해 등록한 카드수는 2809만매였고, 2분기 일평균 이용실적은 47억원이었다. 1분기보다 각각 88%와 103% 급증한 수치다.

등록 카드 중 2114만매가 카카오 등 전자금융업체들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등록된 것이다.

위비캐시·하나머니·N월렛 등 금융사 쪽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등록된 카드 수는 695만매에 그쳤다. 다만 금융사들이 전자금융업체들보다 서비스 출시가 늦어서 점유율에서 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은 관계자는 “전분기 대비 간편송금 등록 카드수 증가율은 금융사쪽이 46.7%로 전자금융업체 증가율 8%보다 훨씬 높았다”며 “금융사들이 신종 전자지급서비스 분야에 늦게 뛰어들었기 때문에 앞으로 더 지켜봐야한다”고 설명했다.


김지혜 금융산업/금융IT 기자 jihy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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