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그룹이 내년 초 국내 시장에 중저가 브랜드 `스코다`를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8월 아우디, 폭스바겐이 환경부로부터 `판매금지 및 인증취소` 처분을 받으면서 국내 시장 점유율과 매출이 대폭 감소했기 때문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내년 초 스코다를 국내 시장에 투입하기로 결정하고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스코다는 국내 시장에 `스코다코리아` 별도 법인을 세우지 않은 채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산하 브랜드로 진출할 예정이다.
스코다는 체코 국민차로 불리는 브랜드로 1895년부터 사업을 시작해 완성차업체 가운데 역사가 오래된 회사의 하나다. 1999년 폭스바겐그룹에 인수돼, 폭스바겐보다 낮은 가격에 비슷한 품질을 앞세워 연간 100만대 이상 판매하고 있다. 특히 동·서유럽 시장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6.2% 증가한 125유로를 기록했다.
당초 스코다는 지난 6월 부산국제모터쇼를 통해 국내 시장에 공식 진출할 계획이었다. 국내 수입차 딜러사들을 대상으로 사업설명회를 개최하고, 국내 자동차 부품업체들과 협력관계도 맺었다. 또 수도권, 경상도, 강원도 등 권역별로 딜러 네트워크 사업권을 판매한다는 사업 계획도 내놓았다. 하지만 `디젤게이트`로 폭스바겐그룹에 대한 국내 선호도가 떨어지면서 진출 일정이 연기된 것이다.
스코다는 내년 초 수도권에 우선 진출하고, 사업망을 전국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국내 출시 모델은 준중형세단 `옥타비아`, 중형세단 `슈퍼브`,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예티`,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코디악` 등을 검토하고 있다. 가격은 폭스바겐 브랜드와 비슷하거나 조금 싸게 책정될 예정이다. 국내 딜러사는 기존 아우디, 폭스바겐 판매를 맡아온 업체들을 대상으로 권역별 선정을 할 계획이다.
스코다가 폭스바겐그룹 관련 사건들이 정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국내 진출을 서두르는 이유는 국내 매출과 점유율 하락 때문이다. 아우디·폭스바겐은 2005년 2256억원이던 국내 매출이 지난해 2조8185억원까지 11.5배가량 증가했다. 국내 판매량도 2005년 4333대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15배가량 늘어난 6만8316대를 기록했다. 반면에 지난 8월 환경부가 배출가스 인증 조작 차량에 대해 판매금지 및 인증취소 조치를 내리면서 올해 실적은 지난해 절반 수준으로 낮아질 전망이다.
스코다가 국내 진출하게 되면 폭스바겐그룹은 국내에서 가장 많은 브랜드를 보유한 수입차 업체가 된다. 현재 국내 승용차 시장에 폭스바겐·아우디·포르쉐·벤틀리·람보르기니, 상용차 시장에서 만·스카니다 등 2개 브랜드, 이륜차에서 두가티 등 8개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아우디폭스바겐그룹 관계자는 “스코다 국내 진출에 대해서는 긍정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면서 “가격, 성능, 디자인 등 모든 면에서 경쟁력이 있는 브랜드이기 때문에 일본 수입차뿐만 아니라 현대·기아차 등 국산차와 직접 경쟁관계에 놓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