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담 with G밸리 CEO]박승훈 인텔리코리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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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드를 잘 모르는 사람도 오토캐드(AutoCAD)는 안다. 오토데스크가 1982년 선보였다. 캐드 시장 점유율 1위 솔루션이다. `캐드=오토캐드`라는 등식이 성립될 정도다. 숱한 기업이 오토캐드 아성을 무너뜨리려 했지만 실패했다. 국내 한 대기업도 몇 해 전 결국 사업을 접었다.

박승훈 인텔리코리아 대표는 직장생활까지 포함해 30년 넘게 캐드 외길을 걷고 있다. 박 대표가 1998년 출시한 캐디안(CADian)은 국산 2D·3D 저작도구 자존심으로도 불린다.

박 대표는 “오토데스크가 경쟁업체”라면서 “회사 규모는 비할 바 못 되지만 경쟁력은 결코 뒤지지 않는다”고 자신했다.

박 대표는 글로벌 기업에 맞서 싸우려고 `미투(Me Too)` 전략을 택했다. 파일 호환은 기본이고 사용자 인터페이스(UI)나 명령어도 닮았다. 오토캐드 사용자라면 따로 캐디안을 배우지 않아도 될 정도다. 성능에도 자신감을 보였다. 최근 선보인 2017년 버전은 그동안 문제점으로 지적돼온 속도도 개선했다. 대신 가격은 오토캐드의 4분의 1 수준이다.

박 대표는 “오토캐드를 불법 복제해 이용하거나 비싼 가격이 부담되는 사용자가 타깃”이라면서 “첫 출시 이후 2년 마다 꾸준히 새로운 버전을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꾸준한 기술개발과 성능 개선은 입소문을 타고 전해졌다. 국내는 물론 해외서도 오토캐드 대안으로 꼽힌다. 캐디안이 시장에 나온 지 4년 만인 2002년에는 말레이시아에 첫 수출되기도 했다. 이듬해인 2003년 인도에 현지 법인을 설립하면서 연구소까지 차렸다. 당시만 해도 삼성이나 LG 등 대기업 일부만 진출해 있을 정도였다. 현재는 아시아를 비롯해 유럽, 남미, 호주에도 수출한다.

박 대표는 “캐드 특성상 개발이 핵심이라 투자를 단행했다”면서 “아직까지 캐디안 개발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최근 3D프린팅 사업에 뛰어들었다. 3D 설계도 없인 3D프린팅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에 따랐다. 3D프린팅 교육장을 만들고 후가공 시설까지 갖췄다. 3D 설계를 위한 저작도구 `캐디안 3D`도 새로 만들었다. 누구나 2~3일만 배우면 원하는 모형을 3D로 설계할 수 있다. 2년 동안 6500명이 인텔리코리아에서 교육을 받았다. 얼마 전부터는 해외 교육도 나섰다. 아프리카 가나까지 손을 뻗었다.

덕분에 수년 만에 직원 수도 세 배 늘었고 무차입 경영도 실현했다. 오는 2020년 상장 목표도 세웠다. 아예 미국 월스트리트에 놓인 황소상을 3D프린터로 출력해 뒀다.

박 대표는 “직원들이 주인의식을 갖고 일하도록 지분을 나눠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면서 “인텔리코리아가 국산 SW 자존심을 지켜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창선 성장기업부(구로/성수/인천) 기자 yuda@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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