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니터를 들여다보며 깔깔거리던 개구쟁이들 모습이 선하다. 두 달 전 경기도 판교에서 열린 드림업 소프트웨어(SW)교육 현장이었다. 무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60여명 초등학생들은 결석 없이 SW교육에 참여했다. “프로그래머가 꿈인데 이번 교육에서 많은 것을 배워 꼭 꿈을 이루겠어요”라고 당차게 말한 학생도 있었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과 학부모는 더 많은 SW교육을 원했다. 이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가 이를 대변했다. SW교육에 관심이 높았다. 답변자 90%가 SW교육을 알고 있다고 답했다. 79%는 `SW 정규교과 편성에 따라 SW 사전교육 수강을 계획하고 있다`고 답했다. SW교육 심화과정을 개설할 경우 학부모는 모두 자녀를 참여시키겠다고 답했다.
국내에선 처음으로 SW 전시회가 지난주 개최됐다. 이곳에서 총명한 학생들의 눈망울을 다시 볼 수 있었다. 고등학생 수 백 명이 전시부스 앞에 장사진을 쳤다. 학생들은 스마트폰 기반으로 이뤄지는 자동 통번역서비스를 체험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인공지능 SW에 관심은 유달리 많았다. 적지 않은 학생들이 부스를 찾아 직접 시연해보고 구동방식을 물어보기도 했다.
한 군인은 어머니 손을 이끌고 전시장을 찾았다. SW학과에 재학 중인 대학생이다. 군복무 중인 그는 군대에서 행사소식을 접하고 행사기간에 맞춰 휴가를 나왔다. 인공지능이나 클라우드처럼 군에서 접하기 어려웠던 신기술을 많이 접했다고 그는 말했다.
많은 학생들이 SW에 꿈을 품었음을 확인하는 사례들이다.
정부도 이를 인식하고 SW교육 제도적 틀을 마련했다. 2018년부터 초·중등학교 SW교육 의무화를 실시한다. 하지만 SW교육은 절대적 시간에서 부족하다. 의무 교육 시간은 초등학생의 경우 2년간 17시간, 중학생은 3년간 34시간에 불과하다. 주당 0.2시간 미만이다.
반면 일본 학생은 연간 55시간 이상, 중국도 연간 70시간 이상 SW교육을 받는다. 영국은 5세 이후 주당 1시간씩 교육을 받는다. 올해 초 미국 정부는 4조원 기금을 조성,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SW교육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과연 어릴 때부터 SW를 가르쳐야 할 필요가 있는지 의구심을 제기한다. 단순 코딩교육이 의미 없다는 지적이다. 이해하지 못하는 수학공식을 외우는 식이라면 그렇다.
SW 교육은 `코딩` 자체보다는 코딩이라는 도구를 통해 `사고력`을 배우는 과정이다. 생각을 설계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배양한다. 이 과정에서 창의적 사고는 필연적으로 수반된다.
학생들은 SW로 움직이는 세상에서 살아간다. 놀이나 체험을 통해 재미있고 신나게 양질의 교육을 받아야 한다. 이수시간을 늘리고, 전담 교육기관 양성과 SW교육을 위한 지원근거가 요구된다. 특히 어릴 때부터 프로그래밍 전문가를 만들기 위한 교육이 절실하다. 공교육에서 하루가 늦어지면 이들이 활동할 세계시장에서는 수년 뒤처질 수 있다. 정규 교육과정에서 충분치 못하다면 영재학급이나 방과후학교에서라도 심도 있게 다뤄야 한다.
학생들에게 SW를 가르쳐야 할까? 답은 분명하다. 가르쳐야 한다. 그것도 가능하다면 빨리, 더 많이, 그리고 더 오래도록.
윤대원 SW콘텐츠부 데스크 yun197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