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모바일 메신저 자회사 라인이 또 다른 자회사 스노우에 500억원 투자를 결정했다. 투자 결정으로 동영상 앱 스노우 성장 가속화 실탄을 마련했다. 두 앱 시장이 겹치는 만큼 양사 시너지도 예상된다.
라인주식회사는 29일 스노우에 투자한다고 공시했다. 투자 금액은 46억엔(약 500억원)이다. 스노우는 동영상 소통 앱 `스노우`를 운영한다. 캠프모바일 사업부로 시작했지만 9월 네이버 100% 자회사로 독립했다.
지난해 9월 출시 뒤 올해 8월 7일 기준 다운로드 6000만건을 돌파했다. 휘발성 메시지와 10초 내외 짧은 동영상 소통으로 10~20대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다. 매월 다운로드 수 증가세가 1000만건에 육박하는 등 가파른 성장을 거듭했다.
스노우는 투자 유치로 추가 성장 발판을 마련했다. `제2 라인 신화` 후보로 꼽힐 만큼 해외 시장에서 급성장했지만 경쟁이 치열해 안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중국의 유사 앱 출시, 스냅챗 등 글로벌 서비스와 경쟁 등 과제를 안고 있다. 서비스 고도화, 마케팅 등 다양한 분야 투자가 예상된다. 9월부터 미디어 제휴사와 협력해 `소셜 비디오 플랫폼`으로 도약을 추진 중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스노우가 글로벌에서 급성장하고 있지만 확고한 위치에 올라서려면 추가로 자금 마련이 필요해 투자를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라인과 스노우 시너지도 기대된다. 두 회사 모두 일본을 중심으로 대만, 태국, 인도네시아 등 동아시아 이용자를 주요 타깃으로 삼았다. 이용자 사이 소통 기능이 중심이다. 라인은 이번 투자로 스노우 의결권 25%를 확보한다. 의결권을 바탕으로 양사 협력 강화가 예상된다. 투자 여부도 라인주식회사가 최종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라인은 7월 도쿄와 뉴욕 증시 동시 상장으로 충분한 자금을 마련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500억원을 네이버가 직접 투자하는 게 어려운 일이 아니지만 이용자층, 시장 등이 겹치는 라인이 투자하는 게 시너지 창출에 더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다”면서 “아직 어떤 방향으로 시너지를 낼지 확정된 것은 없다”라고 말했다.
네이버는 이날 라인과 각각 5000만유로씩 총 1억유로(약 1200억원)를 `K-펀드 1`에 출자한다고 발표했다. 플뢰르 펠르랭 전 프랑스 디지털경제 장관과 유럽 금융전문가 앙투안 드레쉬(Antoine Dresch)가 설립한 코렐리아 캐피탈 유럽 투자 펀드다. 기술과 사업 분야에서 시너지를 낼만한 기업을 발굴해 유럽 시장 진출 교두보를 마련한다.
펠르랭 전 장관은 “아시아에서 큰 성공을 거두고 또 다른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는 네이버와 라인은 가장 먼저 고려한 파트너”라며 “앞으로 한국·아시아와 유럽 IT기업 간 기술, 서비스, 경험이 활발하게 교류되며 더 큰 시너지를 내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오대석기자 od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