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LG페이 서비스 2017년으로 연기...3가지 난제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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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물 화이트카드 기반 `LG페이`(왼쪽)와 스마트폰 기반 `삼성페이`

LG전자가 9월 출시 예정으로 있던 모바일결제 서비스 LG페이를 내년으로 연기했다.

결제 매체로 사용하는 화이트카드 원가 부담이 경쟁력을 떨어트린다는 시장 반응이 나온 데다 LG페이 사업을 총괄하는 조직 개편까지 겹쳤다. 화이트카드 배터리 문제도 좀 더 시간을 두고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기 때문이다.

23일 정보통신(IT) 업계와 금융권, 칩 생산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LG페이 출시를 연기하고 서비스 재검토에 들어갔다.

협력사 고위 관계자는 “최근 LG전자로부터 출시 연기 통보를 받았다”면서 “어떤 문제로 출시가 연기됐는지에 대해서는 함구했다”고 설명했다.

일부 카드사는 화이트카드 연동 개발 작업을 마친 상태다. 프로모션까지 검토 중인 상황에서 LG전자가 LG페이 서비스를 연기를 통보하자 협혁사들은 난감해 하고 있다.

LG전자가 화이트카드 방식 LG페이 서비스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게 된 배경은 크게 세 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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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티이미지뱅크

첫째 효용성이 낮다는 판단이 있었다. 삼성페이나 애플페이는 스마트폰만 갖다 대면 결제가 이뤄지는 방식이다. LG페이는 카드 정보를 입력한 화이트카드를 별도로 들고 다녀야 한다. 스마트폰과 연동해야 하기 때문에 두 기기를 모두 갖고 있어야 결제가 가능하다. 화이트카드는 배터리 구동 방식이어서 일정 시간 사용하면 충전이 필요하다. 이 탓에 간편함을 추구하는 스마트폰 페이 서비스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 시장에서 흘러나왔다. 충전의 번거로움을 해소하기 위해 소형 태양광 패널을 화이트카드에 접목하자는 아이디어도 나왔으나 여의치 않다.

원가 상승도 문제다. 당초 LG전자는 협력사가 개발한 화이트페이를 일괄 구매해 번들로 끼워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화이트카드 원가가 2만~3만원으로 높아 번들을 공급할 경우 스마트폰 출고가가 상승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출고가 상승은 부담이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가 화이트카드 방식 페이 서비스를 고려한 가장 큰 이유는 삼성전자나 애플 등 선발 업체와의 차별화였다”면서 “그러나 낮은 효용성, 원가 상승 등이 부담으로 지적되자 재검토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LG전자 모바일 사업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 조직 개편도 서비스 연기에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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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전자신문DB)

LG전자는 7월 MC사업본부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LG전자는 본부장 직속으로 PMO를 신설했다. 주요 프리미엄 모델 상품기획, 개발, 생산, 마케팅, 영업 등 사업 전반을 총괄하는 사업부장격 자리다. LG전자가 연중에 대규모 조직 개편을 단행한 것은 이례다. MC사업본부 조직 개편 당시 LG페이 관련 조직 윗선이 바뀌면서 `LG 페이 출시 숨고르기`를 지시했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LG전자 관계자는 “LG페이 조직이 줄거나 변화가 있는 게 아니다”면서 “오히려 LG전자 내 핀테크, LG페이 구성원은 늘었다”고 해명했다. LG페이 개발은 김홍주 MC상품기획그룹장 상무가 맡고 있다.

기타 스마트폰 기종 선정과 화이트카드 유통 전략 부재도 출시가 미뤄지는 요인으로 꼽혔다.

야심 차게 준비한 G5 기종의 판매 부진으로 화이트카드 연동 시기를 한 차례 놓친 LG전자는 고가 화이트카드를 LG고객에게 프리미엄폰 액세서리로 무상 공급할지 별도 판매할지 여부도 확정하지 못했다.

이와 관련해 LG전자는 “국내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만 약 14개에 이르는데 몇 가지 서비스를 제외하고는 수익 모델도 명확하지 않다”면서 “사업 전면 재검토는 사실무근이며, 사용자 편의성을 높이는 작업으로 봐 달라”고 밝혔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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