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전 미국 대통령 선거 캠페인 중 리먼브라더스 파산으로 미국발 경제위기가 촉발됐다. 그리고 2009년 취임한 오바마 대통령은 실업률 10%라는 참담한 유산을 등에 업고 출발했다.
2번 임기를 마감하는 이 순간 4.7%라는 완전고용 실현을 달성해 간다. 저변에는 소프트웨어(SW)라는 거대한 물결이 일렁인다. 백악관에 모인 초등학생에게 SW 가치를 이렇게 설득했다. “남이 만든 게임에 중독되지 말고 코딩을 배워 게임을 만드는 데 중독돼 보지 않으렴?”
SW가 쓰나미처럼 세상을 집어삼킨다. 세계 시총 순위 6위 이내 SW기업은 무려 5개에 달한다. 수십 년간 세계 시총 선두자리를 호령했던 은행, 석유기업은 찾아보기 힘들다.
SW 가치는 ICT 분야를 넘어 자동차 분야로 퍼져나간다. SW 기술로 무장해 빠르게 진화하는 자율주행자동차와 차량공유서비스는 130년 역사의 자동차 산업을 근본적으로 바꿀 태세다.
원하는 목적지를 입력하면 알아서 안전하게 데려다주는 자율주행자동차는 머지않아 트럭운전사, 택시운전사 등 일자리를 버스 안내양처럼 사라진 직업난에 올린다. 자율주행자동차와 차량공유서비스가 결합하면 어떻게 될까.
사람들은 굳이 자동차를 소유할 필요가 없다. 언제든 주위에 있는 자율주행차를 차량공유서비스기업을 통해 호출해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이동하면 된다. 바야흐로 자동차를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이용하는 시대가 온 셈이다. 영국 바클레이즈 은행은 이 같은 변화로 2040년까지 미국 자동차 판매량이 40% 감소하고 가구당 차량 보유대수 역시 2.1대에서 1.2대로 감소한다고 내다봤다. 대표적 차량공유서비스 업체 우버가 현대자동차 시총을 앞서는 이유다.
SW 힘으로 산업과 시장 판도를 뒤집는 거대한 변화의 물결, 즉 `소프트웨이브(Softwave)` 시대가 도래했다. 소프트웨이브는 눈에 보이는 제품 중심 산업에서 소비자 경험을 제공하는 서비스 중심 산업으로 변화를 의미한다. 물론 변화의 중심에는 SW가 있다.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산업 현주소를 살펴보고 미래를 논의하는 SW 전문행사가 다시 열린다니 반가울 따름이다. 국내 유일한 SW 종합전시회였던 소프트엑스포는 2007년 행사를 끝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우리사회가 그동안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SW 가치를 인정하지 않았던 것처럼 SW 전시회는 다른 전시회의 곁다리로 격하됐다.
우리가 SW 가치를 인정하지 않고 그것 말고도 해야 할 일이 많다고 자위할 동안 미국, 이스라엘, 독일 등은 SW 미래를 내다봤다. SW와 창의력이 세상을 바꿀 것이라고 예측했다. SW 인재는 이곳으로 몰렸고 이들은 현재 소프트웨이브를 만들고 있다.
제4의 물결인 소프트웨이브에 올라타지 못한 우리나라 경제는 역동성을 잃고 긴 터널을 지난다. 수출은 지난 8월에야 20개월 만에 겨우 증가세로 전환됐다. 주력산업인 조선, 해운 등은 혹독한 구조조정을 거친다. 수술도 기운이 있을 때 해야 성공률이 높다. 우리나라가 조금이나마 여력이 있을 때 과감하고 담대하게 소프트웨이브에 올라타야 한다. 새로 시작하는 `소프트웨이브 2016`이 우리나라 SW 불씨를 살리는 지혜의 장이 되기를 기대한다.
윤종록 정보통신산업진흥원장 jonglok.yoon@nip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