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은 아세안 제1 교역국이다. 지난해 교역 규모가 376억달러로, 2위(싱가포르·230억달러)와 3위(인도네시아·167억달러)를 압도한다. 1992년 수교 이래 교역 규모는 70배가량 성장했다. 우리 기업의 전략적 투자 진출이 교역 증가를 이끌었다. 현지 생산 기지로의 원자재·부품 수출, 국내로의 완제품 역수입이 폭증하고 있다.
세계 경제가 둔화되는 악조건 속에서도 대 베트남 교역은 급성장했다. 올해 상반기에만 교역량이 10.6% 늘었다. 같은 기간 중국은 14%, 미국은 3.9%, 일본은 13.6%, 아세안은 6.1% 교역량이 감소한 것과 대비된다.
지난해 우리나라 기업의 베트남 투자는 1603건으로, 중국(1647건)에 이어 가장 많은 투자가 집행됐다. 2014년 이후 올해 3월까지 누적 투자 금액으로도 3위(케이만군도 제외)에 올랐다. `차이나 리스크` 대두로 인한 `베트남 러시`가 아직 끝나지 않은 셈이다.
베트남이 `포스트 차이나`로 주목받는 것은 그만큼 투자 환경이 좋기 때문이다. 우선 싸고 질 좋은 노동력이 풍부하다. 생산직 초임이 200~250달러에 불과하다. 매년 10% 넘게 임금이 상승하고 있지만 평균 임금은 중국 절반에 못 미친다. 지난해 말 기준 노동 가능인구는 5400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58%다. 15~65세 비중이 70.1%다. 전체 인구 중 절반가량이 30대 미만이다.
전자 산업 제조기지에 매력적인 요소다. 완제품 조립 공정과 카메라모듈, 액추에이터 등 정밀 부품 장착 공정은 섬세한 수작업이 필수다. 현지 법인장들은 베트남 노동력 질이 중국보다 우수하다고 입을 모은다. 손재주가 좋고 성실하다는 게 공통된 의견이다.
신영우 삼성전기베트남(SEMV) 법인장은 “베트남 직원은 눈이 좋고 섬세한 작업에 신체 조건이 맞는 것 같다”면서 “예의가 바르고 상사 지시를 잘 이해하는 등 한국과 같은 문화권으로 봐도 무방할 정도”라고 평가했다.
박신호 엠씨넥스 비나(VINA) 법인장은 “베트남 인건비는 매년 10% 이상 상승하고 있지만 여전히 중국보다 싸고 노동의 질도 높다”면서 “당분간 인건비가 계속 오르더라도 향후 5년은 경쟁력이 충분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현지 법인장은 “베트남 인건비가 계속 올라 중국과 같은 수준이 되더라도 생산성은 더 높을 것”이라면서 “그만큼 노동 질이 좋다”고 강조했다.
산업 인프라와 정치·사회 환경도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보다 비교 우위에 있다. 캄보디아, 라오스, 태국 등 인접 국가보다 운송 인프라가 양호한 편이다. 2020년까지 5900㎞에 달하는 20개 신규 고속도로 건설도 예정됐다. 약 500억달러가 투입된다.
정치 체제는 `사회주의를 지향하는 시장경제 체제`로 공산당이 유일 영도 세력이다. 정치 환경이 매우 안정적인 편이다. 올해 초 제12차 공산당 전당대회 때는 서열 1위 응우웬 푸 쫑 서기장이 연임했다. 보수 성향 서기장 연임으로 기존 경제정책이 유지된다. 베트남 공산당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타결하는 등 개혁·개방 정책을 적극 추진 중이다.
<한국의 해외 투자 현황(단위:건, 자료:한국수출입은행·KOTRA)>
<한국의 해외 투자 현황(2014~2016.03 누적, 단위:천달러, 자료:한국수출입은행·KOTRA)>
하노이, 호찌민(베트남)=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