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세포를 신경세포로 분화시켜 파킨슨병·뇌경색 등 신경질환을 치료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한국연구재단은 연세대 조승우·이태윤 교수 공동 연구팀이 인체 신경세포의 전기신호를 모방해 피부세포를 신경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직접교차 분화기술`을 개발했다고 18일 밝혔다.
직접교차 분화기술은 체세포를 역분화시켜 줄기세포를 만든 뒤 이를 다시 원하는 세포로 분화하는 유도만능 줄기세포(iPS) 기술과 달리, 체세포를 직접 원하는 세포로 분화시키는 기술이다.
역분화와 재분화 등 복잡한 과정을 거칠 필요가 없고 기형이 생길 가능성이 낮아 최근 주목받고 있지만, 효율과 전환 속도가 느리다는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미세한 전기 자극을 발생시키는 나노 마찰전기 발전소자를 분화에 적용해 피부세포가 신경세포로 전환되는 속도와 효율, 분화능을 높이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이 실험용 쥐에 인체 신경세포의 활동 전위와 비슷한 수준인 수백 ㎁(나노암페어)의 전기신호 자극을 체세포에 전달한 결과, 아무것도 처리하지 않은 대조군 쥐에 비해 직접교차 분화 효율이 2.5배 이상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 자극이 유전자 전달을 통해 체세포의 신경세포로의 변환을 촉진했으며, 변환된 신경세포의 기능도 실제 신경세포와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 기초연구사업(개인연구), 중점연구소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았다. 연구 결과는 바이오·재료 융합 연구 분야 권위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Advanced Materials) 지난 14일자 표지논문으로 실렸다.
조승우 교수는 “앞으로 뇌신경 손상 치료 효능 평가, 안전성 검증 등 추가 연구가 이뤄진다면 신경 재생과 파킨슨병 등 난치성 신경질환 치료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