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34주년 특집]리틀코리아 베트남을 가다〈3〉 `렌즈-모듈 일괄 생산` 삼성전기, 베트남서 재도약 기회 마련

삼성 그룹 핵심 부품 계열사인 삼성전기도 베트남에 동반 진출했다. 모바일 기기 부품을 주로 생산하는 만큼 삼성전자베트남타이응웬(SEVT)과 같은 단지에 입주했다. SEVT는 삼성전자가 운영하는 스마트폰 공장 중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Photo Image
삼성전기 베트남법인(SEMV) 전경

삼성전기베트남(SEMV) 법인은 고객사 최대 생산 기지와 같은 공간을 쓰며 밀착 지원한다. 추가 공장동 부지를 이미 확보한 상태여서 추가 수요에도 대응할 수 있다. 카메라모듈과 인쇄회로기판(PCB), 렌즈 모듈을 생산한다.

삼성전기베트남(SEMV)은 2013년 9월에 법인이 설립됐다. 타이응웬성 옌빈 공단에 9만4000평 규모 부지를 갖췄다. 자본금은 6000만 달러, 올해까지 투자 금액은 12억3000만 달러에 달한다. 지난해 말부터 본격적인 생산에 돌입했다.

베트남 진출 첫 번째 이유는 고객사 대응이다. 삼성전자로 납품하는 1200만 화소, 1600만 화소 카메라모듈을 주로 생산한다. 회로기판도 주요 생산 품목이다. 삼성전자 2공장(SEVT) 가동과 함께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베트남 생산 비중이 급증했다.

Photo Image
삼성전기 베트남법인(SEMV) 전경

주요 부품을 공급해야 하는 삼성전기는 동반 진출을 피할 수 없었다. SEVT와 같은 단지에 입주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SEVT와는 같은 단지여서 이송에 소요되는 시간이 거의 없다. 삼성전자 1공장(SEV)까지는 46㎞ 떨어졌다. 50분이면 도착한다.

중국 3분의 1에 가까운 인건비도 매력이지만 카메라모듈 일괄 생산 체계를 갖췄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렌즈와 액추에이터, 카메라 모듈을 한 공장에서 생산한다. 삼성전기가 렌즈까지 한 공장에서 생산·수급하는 건 SEMV 공장이 최초다.

신영우 SEMV 법인장(상무)은 “중국 공장에서 액추에이터 일부를 제조했지만 렌즈와 액추에이터, 모듈까지 한 곳에서 만드는 건 처음”이라면서 “물류 비용을 아낄 수 있고 초기 품질 문제에도 훨씬 원활하게 대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Photo Image
삼성전기가 생산하는 카메라모듈

지난해 하반기부터 카메라모듈 생산을 시작해 지금은 완전 가동(풀 캐파)으로 생산 중이다. 중국 생산 물량보다도 원가 경쟁력이 높아 실적 개선 주춧돌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하반기 주기판(HDI) 생산 라인까지 완전 가동하면 원가 절감 효과가 상당할 전망이다.

신영우 법인장은 “베트남은 인건비가 쌀 뿐만 아니라 손재주가 섬세하고 공정 이해도가 높아 노동의 질도 우수하다”면서 “인건비 측면에서도 유리하지만 가장 큰 이점은 물류비를 아끼고 고객사 대응 속도를 높일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Photo Image
삼성전기 베트남법인(SEMV) 조감도

삼성전기의 베트남 투자는 아직 현재진행형이다. 확보한 부지의 절반 밖에 쓰지 않았다. 2공장동 부지는 평탄화와 말뚝(파일) 박기 작업이 끝난 상태다. 의사 결정만 내려지면 곧바로 착공할 수 있다. 부지 평탄화 작업을 끝냈기 때문에 공사 진동에 따른 1공장 생산 차질 우려도 거의 없다.

신 법인장은 “2공장 착공 시기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법인을 세울 때부터 2공장을 염두에 둔 것은 맞다”면서 “부품 생산 공정은 매우 미세한 공정이어서 진동에 예민하지만 부지 작업이 끝난 상태기 때문에 2공장이 착공돼도 1공장 생산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