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발전기를 돌려 지난달 전기요금 26만4900원을 아꼈습니다.”
서울 관악구 신림동 40평대 빌라에 사는 하지순씨(가명·67) 사례다. 하씨는 태양광 발전 설비를 설치하기 전인 2014년 7월 한 달 동안 703㎾h 전력을 사용, 누진제 최고 단계에 들어 그해 8월 전기료로 30만원을 냈다.
이후 태양광 대여 사업에 참여해 태양광발전기를 설치,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다. 온 나라가 전기료 폭탄 걱정에 무더위를 참던 지난 여름에 걱정 없이 에어컨을 틀고 지냈는데도 지난달(실제는 7월 요금) 전기료는 3만5000원이었다.
태양광 발전기로 생산한 전력량 397㎾h를 빼고 한전에서 구매한 전력량 306㎾h에 대한 요금만 나온 것이다. 2년 전 같은 달과 단순 비교하면 태양광만 설치했을 뿐인데 전기요금이 26만원 넘게 절감된 것이다. 정부에서 장비를 빌려주는 태양광 대여 사업에 참여, 한 달에 대여료 약 7만원까지 지불하고도 순수하게 19만원을 절약했다.
하씨 사례처럼 올해 8월 전기료 통지서를 받기 전부터 불안에 떠는 가정에 태양광은 가장 현명한 탈출구를 제시한다. 한국에너지공단에 따르면 벌써 전국 22만가구가 태양광 발전 설비를 설치, `반값 전기요금`을 누리고 있다. ▶관련기사 5면
하씨 사례가 아니라 하더라도 한 달 450㎾h 안팎의 전력을 사용해 10만원 정도 전기요금을 지불하는 단독주택이라면 정부의 태양광 대여 사업 참여로 반값 전기요금 실현이 가능하다. 이곳에 3㎾급 가정용 태양광 발전기를 설치하면 전기요금이 1만6000원으로 뚝 떨어진다.
전기요금 절감액이 9만1000원이고 설비대여료 7만원을 빼도 한 달에 2만원 넘게 남는다. 무엇보다 여름철 무더위에 에어컨 가동이 많아질수록 전기요금 절감 효과는 더 커진다.
대여 사업 참여뿐만 아니라 자비를 들여 발전 설비를 설치하는 것 역시 비용 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다. 4인 가족 평균 수준인 월 350㎾h 전력을 사용하는 주택에 3㎾급 태양광 발전 설비를 설치하면 전기요금이 6만3000원에서 1500원으로 줄어든다. 태양광 설치로 전기를 거의 무료로 사용하는 셈이다.
설비 설치 시 지원받는 정부 보조금 200만원을 빼고 자부담한 600만원은 절감한 전기요금으로 계산한다 하더라도 8년 정도면 충분히 회수할 수 있다. 태양광 발전 설비 수명을 평균 20년으로 잡으면 나머지 12년 동안은 무료로 전기를 쓰는 셈이다. 여름과 겨울철마다 냉·난방으로 인한 전기료 폭탄 걱정에서 해방되는 건 덤이다.
태양광 전문 기업 해줌 관계자는 “올해 폭염 때문에 아파트 등 공동주택과 단독주택 모두 태양광 대여사업 참여 문의와 신청이 지난해에 비해 2~3배 급증했다”면서 “반값 전기요금에 대한 입소문이 퍼지면서 규모가 제한된 정부의 태양광 대여 사업 및 주택 보급 사업은 연초부터 서두르지 않으면 참여하기 힘들게 됐을 정도”라고 말했다.
하지순씨 주택 태양광 발전설비 설치 전후 8월 전기료 비교
자료:한국에너지공단, 한국전력
함봉균 에너지/환경 전문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