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주도 대규모 자유무역협정(FTA)인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의 연내 타결이 무산되면서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한 RCEP 참여 16개국 정상들이 8일(현지시각) RCEP의 조속한 타결을 재차 촉구했다.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관련 정상회의 참석차 라오스를 방문 중인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비엔티안 국립컨벤션센터에서 RCEP 협상 참여 정상들과 함께 이 같은 내용을 담은 `RCEP 정상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사실상 이번 선언문에 타결 시기를 못 박지 않아 RCEP 협상은 무기한 연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RECP은 2012년 아세안 정상회의 계기에 협상 개시를 선언한 이래 현재까지 14차례 공식협상과 4차례 장관회의를 열었고 10차 협상부터 양허 및 투자 유보안을 바탕으로 회원국 간 시장접근 논의를 진행해왔다.
그러나 일본·호주·뉴질랜드·베트남·말레이시아 등 7개국이 미국 주도의 TPP 협상에 힘을 쏟으면서 진행속도가 더뎌졌다. 또 중국의존도가 높아진 주변국의 저성장 국면과 함께 최근 남중국해 분쟁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갈등으로 중국이 외교적 수세에 몰리며 동력을 잃은 것도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정상들은 공동선언문에서 “우리는 현대적이고 포괄적이며 높은 수준의 상호호혜적 경제동반자 협정의 협상에 더욱 진전이 있었다는 점을 평가한다”며 “우리는 아직 상당한 작업이 남아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면서도, 시장접근 협상과 협정문 협상 진전 노력이 강화된 점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어 “균형 잡힌 높은 수준의 상호호혜적인 결과에 도달하기 위해 각 RCEP 참여국의 다양한 민감성과 이해관계를 다루기 위한 적절한 방법을 모색하기로 결의한다”며 “우리는 협상 진전의 중요성을 다시금 강조하며, 각국 장관들과 협상단에게 RCEP 협상의 조속한 타결을 위해 각국이 협력하여 협상을 더욱 심화시키도록 지침을 내린다”고 강조했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