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300㎜ 웨이퍼 가공 공장 이천 M10에서 CMOS이미지센서(CIS) 양산 계획을 세운 것은 여러 가지 의미로 해석된다.
첫째 비메모리 분야에서도 `제대로 한번 해보자`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풀이한다. 그동안 SK하이닉스는 이천 300㎜ 신공장 M14의 가동 이후 M10 사용 용도를 놓고 고심했다. M10 D램 생산분이 M14로 이전되면 이곳이 유휴 라인으로 남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M10 사용 용도에 대해 “연구개발(R&D) 혹은 비메모리 반도체 라인으로 전용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혀 왔지만 자세한 계획 언급은 꺼려 왔다.
300㎜ 웨이퍼 공장을 가동하려면 많은 비용이 소요된다. 자칫 개발이나 고객사 영업에 차질이 생길 경우 그 비용은 고스란히 손실로 잡힌다. 라인 설치에도 많은 비용이 들기 때문에 한 번 시작하면 멈출 수도 없다. 유휴 라인이 될 M10 사용 용도를 놓고 회사 경영진이 고민을 거듭한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독자 CIS 사업에서 경쟁력이 강화되고 있다는 점, 1300만화소 이상 고화소 제품에서 기대만큼의 수익을 내려면 300㎜ 웨이퍼를 활용할 수밖에 없다는 점 등이 이반 결정을 내린 요인으로 전해졌다. M10에서 CIS를 생산하게 된다면 청주 200㎜ 공장인 M8 근무 인력의 근무지 이동 조치도 병행될 것으로 보인다.
둘째 300㎜ 생산을 시작한 후 SK하이닉스의 CIS 매출이 어느 정도로 뛰어오를지도 관심사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SK하이닉스 CIS 매출은 약 3500억원 수준이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 이하로 적다. 그러나 300㎜ 공장에서 단가가 높은 1300만화소 CIS를 찍어 내고 고객사 영업이 원활하게 이뤄진다면 매출은 점차 높아질 수 있다. 이미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 화웨이, ZTE, LG전자 등에 800만화소 이상급의 CIS를 공급하고 있다. 제품 품질만 확보된다면 충분히 사업 확장에 성공할 수 있다.
셋째 업계 판도가 변하고 있다는 점도 SK하이닉스에는 기회다. 소니, 삼성전자에 이은 CIS 업계 3, 4위 업체인 옴니비젼과 앱티나는 각각 중국 자본과 온세미컨덕터에 인수됐다. 조직 변경으로 영업력이나 고객사 지원에 문제가 생길 경우 SK하이닉스에 반사이익이 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그러나 “CIS는 일반 메모리 칩과 달리 결과물이 눈에 보이기 때문에 신규 고객사를 뚫는 것이 매우 어렵다”면서 “관건은 제품 품질을 어느 정도로 높일 수 있느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